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DT캡스는 이달 약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7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ADT캡스는 불과 3개월여 만에 다시 회사채 시장을 찾은 것이다.
ADT캡스는 회사채 발행과 함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도 추진해 투자금 확보에 나선다. 투자유치 규모는 약 3000억원으로, ADT캡스의 2대 주주인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이 보유한 구주 일부를 매각하면서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발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ADT캡스 지분은 최대 주주 SK텔레콤이 62.6%, 2대 주주 맥쿼리가 37.4%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ADT캡스가 잇따른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급증한 재무 부담과 무관치 않다. ADT캡스(옛 SK인포섹)는 지난해 말 인수금융 차입금을 지닌 SPC(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와 합병, SK텔레콤이 2018년 ADT캡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인수금융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ADT캡스의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지난 2019년 말 37억원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2조500억원으로 불어났다. 부채비율은 833%, 차입금의존도는 66.1%에 달한다.
차입 부담이 급증하면서 이미 신용등급 하향 변동요인까지 충족한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ADT캡스의 등급 하향 변동요인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중 7.0배 초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 20% 미만 등을 제시하고 있는데 ADT캡스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55.2배, 11.2% 등으로 기준을 넘었다.
한기평은 "ADT캡스의 합병에 따른 차입금 승계로 재무레버리지 부담이 과중한 수준"이라며 "올 상반기 말 기준 자산총계의 69%가 SPC로부터 승계된 영업권 등 무형자산으로 구성된 점을 고려하면, 지표대비 실질적인 자본구조 및 재무안정성 수준을 판단함에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모회사인 SK텔레콤은 내년을 목표로 ADT캡스의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을, 공동 주관사로 KB증권을 선정한 상태다. 시장 안팎에서 ADT캡스의 기업가치는 3조원 대로 평가하고 있지만, SK텔레콤은 기업가치 4조원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상장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신주 발행을 통해 자본 여력을 보강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DT캡스, 원스토어 등 자회사 IPO를 추진하기로 한 뒤 프리IPO를 포함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하는 단계"라면서 "자본시장 특성상 상호 간 이해득실을 따져가며 협의를 진행하다 보니 다양한 딜이 검토되기도 하고 무산되기도 해 아직 확정적으로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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