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전자 사상 최대실적 전망에도 '피크 아웃' 우려 커진다

백승룡 기자 2021-10-05 16:46:59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PC D램뿐 아니라 서버 D램도 4분기 하락할 것" 美 마이크론, 매출 전망치 하향조정…골드만삭스도 긍정적 시각에서 돌아서 업계 "수요 견조하고, 공급량 크게 늘기 어려워…연내 가격하락은 없을 듯"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동방]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이 사상 최초로 7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반도체 업황 호조 속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PC용 D램에 이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서버용 D램까지 연말께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피크 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은 73조3613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을 기록한 지난해 3분기(66조9642억원)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특히 '슈퍼사이클' 궤도에 올라선 반도체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 15조~16조원 가운데 10조원 가량을 차지하는 등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런 반도체 호황 속에서도 '슈퍼사이클'이 조기에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 8월 PC용 D램이 연말께 하락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한 데 이어, 지난달엔 서버용 D램도 4분기에 최대 5%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버용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으로, 전체 D램 시장 수요 가운데 30~40%를 차지한다.

트렌드포스가 D램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근거는 재고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이다. 트렌드포스는 "D램 제품을 탑재하는 스마트폰 제조사 등 반도체 고객사들의 D램 재고량이 '양호'를 넘어 과잉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D램 가격은 3분기에 정점을 찍고 4분기부터는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3위인 미국 마이크론도 향후 실적을 부정적으로 전망해 '비관론'이 더욱 부각됐다. 마이크론은 최근 회계연도 기준 4분기(6~8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이 시장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매출 추정치를 74억5000만~78억5000만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전망치(85억달러)보다 10%가량 낮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마이크론은 업황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느냐는 질문에도 "완만한 수요 하락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반도체 '피크 아웃' 우려를 제기할 때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던 골드만삭스도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7000원에서 1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크지 않더라도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돌아선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런 시장 전망에 선을 긋고 있다. 적어도 올해 4분기까지는 큰 폭의 업황 변화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조사기관이나 증권사들이 보는 부정적인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삼성, SK, 마이크론 등 제조사의 공급량이 급격히 늘어날 여지가 제한적인 가운데 여전히 수요도 견조해 설령 가격조정이 오더라도 올 하반기까지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