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그들은 회의실에서 나를 비웃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개발자이자 미국 사업가인 앤디 루빈이 <도그파이트 : 애플과 구글, 전쟁의 내막과 혁명의 청사진(와이즈베리, 2014년 6월 출간)>의 저자 프레드 보겔스타인과의 대화에서 삼성전자와의 인연을 회상한 대목이다. 세계 최대 전자기기 리뷰 매체인 '안드로이드 오소리티'의한 검색엔진최적화(SEO) 전문 에디터는 지난해 '삼성은 안드로이드를 농담처럼 생각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 2004년 안드로이드 OS를 팔기 위해 한국을 찾은 루빈은 삼성전자와 접촉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회의실을 채웠던 삼성전자 임원들은 안드로이드와 루빈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그로부터 2주 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5000만 달러(약 585억원)에 인수하면서 루빈을 모바일 및 디지털 콘텐츠 수석 부사장으로 고용했다. 인수 확정 다음 날 삼성 임원 중 한 명이 루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매우 흥미로운 제안'에 대해 다시 얘기할 수 없는지 물어왔지만 이미 늦었다.
구글은 2008년 안드로이드 OS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특유의 개방형 전략 덕에 다수 기기 제조사와 앱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에 관심을 끌었다. 론칭 3년 만인 2011년에는 스마트 모바일 OS 점유율이 72%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반 휴대폰 제조사로서 글로벌 지위에 올랐지만, 정작 소프트웨어 OS를 보는 안목은 부족했다는 굴욕을 안겼다.
삼성전자의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구글이 2011년부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파편화 금지 계약(AFA)'을 요구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전자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내용에 따르면 "계약 내용상 일정한 제약이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안드로이드폰에 필수적인 플레이스토어 등 구글 앱 묶음(GMS)을 얻기 위해 동의했다"며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업체로서 제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GMS는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AFA는 번번이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2013년 스마트시계용 포크 OS를 개발해 스마트시계 '갤럭시 기어1'을 출시했을 때 구글의 제재로 기존 '포크 OS'(구글 안드로이드 OS를 변형한 OS)대신 타이젠 OS를 채택했다. 2017년 타이젠 OS가 퇴출당하는 등 어려움에 부딪히자 올 8월 출시한 '갤럭시 워치4'에는 구글 스마트시계용 OS를 탑재했다.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의 영역에서 포크 OS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자사 OS가 출시되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는 구글이 포크 OS를 인정하지 않아서다.
해외 업계에선 삼성이 2004년 안드로이드를 인수했다면 어떤 일이 있었을지에 대한 의견이 아직도 분분하다. 구글과 달리 유료로 OS를 배포했을 수도 있고, 독과점 문제로 논란이 일 정도로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치우쳐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로서는 삼성의 안드로이드 인수 불발이 '실수'가 아닌 '축복'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스마트폰 스타트업 에센셜을 운영하는 루빈은 여전히 삼성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7년 CNBC와의 언론 인터뷰에서는 다음과 같은 평가를 하기도 했다. “나는 삼성을 사랑하고, 여전히 업무적으로 밀접하다. 수직적으로 통합된 삼성은 앞으로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제품을 만들어낼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 수요를 앞지를 통찰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 애플과 다른 대목이다. 실리콘밸리 기업으로서 우리는 삼성보다 애플과 더 가깝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개발자이자 미국 사업가인 앤디 루빈이 <도그파이트 : 애플과 구글, 전쟁의 내막과 혁명의 청사진(와이즈베리, 2014년 6월 출간)>의 저자 프레드 보겔스타인과의 대화에서 삼성전자와의 인연을 회상한 대목이다. 세계 최대 전자기기 리뷰 매체인 '안드로이드 오소리티'의한 검색엔진최적화(SEO) 전문 에디터는 지난해 '삼성은 안드로이드를 농담처럼 생각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 2004년 안드로이드 OS를 팔기 위해 한국을 찾은 루빈은 삼성전자와 접촉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회의실을 채웠던 삼성전자 임원들은 안드로이드와 루빈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그로부터 2주 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5000만 달러(약 585억원)에 인수하면서 루빈을 모바일 및 디지털 콘텐츠 수석 부사장으로 고용했다. 인수 확정 다음 날 삼성 임원 중 한 명이 루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매우 흥미로운 제안'에 대해 다시 얘기할 수 없는지 물어왔지만 이미 늦었다.
구글은 2008년 안드로이드 OS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특유의 개방형 전략 덕에 다수 기기 제조사와 앱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에 관심을 끌었다. 론칭 3년 만인 2011년에는 스마트 모바일 OS 점유율이 72%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반 휴대폰 제조사로서 글로벌 지위에 올랐지만, 정작 소프트웨어 OS를 보는 안목은 부족했다는 굴욕을 안겼다.
삼성전자의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구글이 2011년부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파편화 금지 계약(AFA)'을 요구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전자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내용에 따르면 "계약 내용상 일정한 제약이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안드로이드폰에 필수적인 플레이스토어 등 구글 앱 묶음(GMS)을 얻기 위해 동의했다"며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업체로서 제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GMS는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AFA는 번번이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2013년 스마트시계용 포크 OS를 개발해 스마트시계 '갤럭시 기어1'을 출시했을 때 구글의 제재로 기존 '포크 OS'(구글 안드로이드 OS를 변형한 OS)대신 타이젠 OS를 채택했다. 2017년 타이젠 OS가 퇴출당하는 등 어려움에 부딪히자 올 8월 출시한 '갤럭시 워치4'에는 구글 스마트시계용 OS를 탑재했다.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의 영역에서 포크 OS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자사 OS가 출시되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는 구글이 포크 OS를 인정하지 않아서다.
해외 업계에선 삼성이 2004년 안드로이드를 인수했다면 어떤 일이 있었을지에 대한 의견이 아직도 분분하다. 구글과 달리 유료로 OS를 배포했을 수도 있고, 독과점 문제로 논란이 일 정도로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치우쳐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로서는 삼성의 안드로이드 인수 불발이 '실수'가 아닌 '축복'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스마트폰 스타트업 에센셜을 운영하는 루빈은 여전히 삼성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7년 CNBC와의 언론 인터뷰에서는 다음과 같은 평가를 하기도 했다. “나는 삼성을 사랑하고, 여전히 업무적으로 밀접하다. 수직적으로 통합된 삼성은 앞으로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제품을 만들어낼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 수요를 앞지를 통찰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 애플과 다른 대목이다. 실리콘밸리 기업으로서 우리는 삼성보다 애플과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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