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 후에도 대규모 추가 투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이달 초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점 매각설마저 불거진 상태다.
이번 스타벅스 인수 대금을 포함해 이베이 인수가 마무리 되는 내년 초까지 약 4조원대 자금 조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7일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17.5%(70만주)를 미국 본사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로부터 4742억5350만원에 추가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등극, 스타벅스코리아를 지분법 자회사에서 연결 자회사로 두게 됐다. 지분 인수는 향후 공정위 기업결합신고 승인을 거쳐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올 들어 작게는 2650억원대 여성 패션 쇼핑몰 W컨셉(SSG닷컴) 인수에 이어 이마트 역사상 최대 투자라고 불리는 3조4404억3000만원대 이베이코리아 지분(80.01%) 인수까지 크고 작은 인수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성장성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이베이코리아와 이번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인수까지 4조원대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도 일고 있다.
이마트는 이베이 인수 시점부터 국내외 신용평가사 집중적인 모니터링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베이 인수 직후엔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비용이 기업 간 시너지보다 클 것"이라고 보고 이마트 장기 발행자 신용 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다. 무디스도 "대규모 투자로 향후 1~2년 금융 레버리지가 악화될 것"이라며 이마트 향후 전망을 '부정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마트는 7일 공시를 통해 "자산 효율화 다각도 검토 중이나 본건 현재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긋긴 했지만 본사 건물 매각설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이어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인수가 공개되자 국내 신용평가사 나이스는 "현재 약 3조4000억원 이베이 인수를 동시 진행 중인 점 등을 감안하면 기업 전반 외부 차입 규모가 상당 수준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향후 인수 절차, 진행 경과, 인수 후 기업 전반 영업 수익성 개선 정도 등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에 따른 기업 투자 부담 상승폭,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 레버리지 관리 추이 등을 감안, 등급 결정 과정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단지 아직까지 시장에서는 우려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 이마트 스타벅스코리아 추가 지분 인수엔 무엇보다 스타벅스 성장성이 꼽힌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코로나19 속 건재한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연평균 10~20% 고성장세를 20여년째 잇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1분기 매출 4545억원, 영업익 263억원이던 데서 올해는 1분기 매출 5227억원(약 15% 증가), 영업익 454억원(약 73% 증가)으로 늘었다. 코로나19가 휩쓴 지난 한 해만 보더라도 영업익(-6.1%)이나 당기순익(-25.0%)은 역신장하긴 했지만 오히려 매출은 2019년 대비 3.2% 늘어 1조9284억원이다.
이는 2007년 1344억원이던 매출이 14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1344억원이던 매출은 꾸준히 늘어 2017년 1조2635억원(영업익 1144억원), 2018년 매출 1조5224(영업익 1428억원)에 이어 2019년엔 매출 1조8696억원(영업익 1751억원) 규모로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시장 올해 스타벅스코리아 매출 전망치는 2조3000억원, 영업익은 2119억원이다. 2022년이면 매출 2조6000억원, 영업익 2490억원 가량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1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프랜차이즈 커피시장에서 스타벅스는 압도적 1위 기업이다. 현재 기업가치 2조7000억원이지만 앞으로 3~4조원대는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매장도 해마다 100~150개씩 순증,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점포당 매출도 신장하고 있다. 2016년 1000호점을 기록한 이후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지난해 2019년(1378개) 대비 130개 점포를 더 열며 1508개가 됐다. 올해도 점포수는 전년 대비 28개점이 늘어 1536개점이다.
이마트와의 시너지도 긍정적인 기대가 큰 부분이다. 무엇보다 스타벅스는 이마트 별도 내 할인점 사업부 다음으로 영업익이 큰 우량 사업부다.
연결 자회사가 되면 2조원대 매출이 더해진다. 무엇보다 그동안 업황 변화로 1.1%(2020년)대 낮은 영업익을 반등하지 못한 이마트로서는 올해 기준 스타벅스 2000억원 가량 금액이 영업익에 추가 합산될 것이란 기대다. 이 경우 이마트는 올해 영업익 추정치 4463억원에서 약 45% 증대된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영업익 증가로 이익창출능력 확대에 따른 투자 재원 확보, 신용등급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이마트 제조 부문 활용, 기존 유통망 간 상품력 믹스를 통한 연계 전략 시너지 등 긍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이미 이마트 신세계푸드는 베이커리류 등을 납품하며 연결 매출 10% 이상을 스타벅스에서 올리고 있다. 최근 대체육 시장에 진출하며 론칭한 '베러 미트' 적용 샌드위치도 전국 스타벅스 매장부터 선보인다. 이외 온라인 SSG닷컴, 야구단 SSG랜더스와의 협업도 예상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운영 자금 이외 스타벅스 추가 지분 인수 계획 등에 근거하면 연내 최소 2조원 가량의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법 제시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이마트 보유 현금은 1조9000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마곡·장충동 부동산 매각과 올해 가양점(재입점 조건 재개발 매각) 등을 유동화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유통업계 자산 유동화 상황과 맞물려 다양한 방법으로 그룹 자산을 전략적으로 재배치, 투자 재원을 확보해왔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자금 조달에 자신하는 상태다.
그동안 오프라인 대형마트업계는 장기 불황, 온라인 추세 등 업황 변화에 맞서 매각 후 재임대(홈플러스 3조5000억원), 리츠 상장(롯데리츠, 롯데쇼핑 2조3000억원) 등을 통해 자산 유동화에 나서온 지 오래다.
이번 스타벅스코리아 추가 지분 인수에 대해 이마트는 "자금 조달 계획 등은 지난해 경영 계획에 이미 반영된 상태"라고 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까지 전체 자금 조달에 대해서도 이마트는 "수년 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이마트가 보유한 자산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하며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며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는 게 재배치 방향"이라고 했다.
현대건설 매각 후 재개발, 재입점을 예정한 가양점 사례가 일례다. 가양점은 6820억원대에 매각했다. 이마트는 "가양점은 재개발 후 다시 입점한다. 서울 부지를 찾는 디벨로퍼에겐 기회를 주고 이마트는 돈 들이지 않고 노후화한 점포를 새단장하면서 더 많은 효율을 낼 수 있는 것"이라며 "이같은 방법으로 보유 자산을 전략적으로 재활용해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마트 가양점은 20년이 넘은 점포다. 1999년 4월 착공, 2000년 2월 사용 승인을 받았다. 토지 면적만 약 6919평(2만2871.3㎡), 연면적 약 1만6061평(5만3092.79㎡)이다.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다. 가양점은 건물 2개로 구성돼 있는데 마트 호황이던 때와 달리 현재로서는 필요 이상으로 영업면적이 넓은 상태다. 이마트는 비식품 매장을 줄이고 식품, 그로서리 매장 중심으로 확대, 재편할 계획이다. 그로서리 매장 확대는 월계점 등에서 이미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이마트 점포수는 트레이더스(20개) 포함 158개다. 가양점처럼 재개발 매각 후 입점 방식의 유동화 가능성은 모두 열려 있는 상태다.
이마트도 업계 보편화한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유동화한 점포는 10여곳 가량이 있다. 다만 이마트는 가양점과 같은 새로운 현금화 방식을 개발, 적용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가양점은 일례일 뿐이다. 이외 단순히 부동산 매각, 탈 부동산 형태가 아닌 다양한 방법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노후화 매장은 새롭게 탈바꿈 시킨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등 포함 이마트 공정위 신고 자산만 46조4000억원 가량이다. 아직 재평가 받지 않은 이마트 부동산 가치만 그 절반 가량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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