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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회장 '연임' 제동 걸리나…정치권, 지배구조법 개정 만지작

신병근 기자 2021-06-01 17:03:56
박용진 대표 발의…금융노조 "임원 겸직도 막아야"

1일 국회 본청 앞에서 박용진(사진 가운데) 민주당 의원, 금융노조,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들이 '금융지주회장 연임 제한을 위한 금융사 지배구조법 발의' 기자회견을 갖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사무금융노조 제공]

[데일리동방] 국내 금융그룹 회장들의 연임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노동계에서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현행법상 금융회사 회장 임기는 제한하고 있지만 연임 횟수에 대한 법적 제한이 없다는 노동계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현행법 개정에 동조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회사 회장의 연임 제한에 대한 조항을 담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공동발의할 계획이다. 박 의원은 이날 개정안 발의에 앞서 금융권 노동계를 대표하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등과 이 같은 내용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먼저 박 의원과 금융노조 등은 KB, 신한, 하나금융 등 국내 주요 금융그룹의 내부 규범상 회장의 연임을 제한하는 곳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상법에 의거 통상 3년의 회장 임기는 제한하면서 연임 횟수에 대해서는 제한할 근거가 없다 보니 재임, 3연임은 물론 4연임까지 가능한 구조가 형성됐다는 주장이다.

노조 측은 현재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2014년부터 3연임,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2017년부터 연임,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 2005~2012년 3연임에 이어 김정태 현 하나금융 회장도 2012년부터 3연임에 1년을 추가해 4연임을 한 사례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현재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제한할 법적 근거는 없다"며 "사정이 이렇자 회장들은 연임을 이어가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박 의원과 노조 측은 금융지주사의 상근 임원이 지주사 산하 자회사의 상근 임원을 겸직할 수 있는 현실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였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상근 임원이 다른 영리법인의 상시적 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도 대통령령으로 예외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지주사와 자회사 간 임원 겸직은 지주사의 자회사 통제 목적으로 지주회사의 과도한 임단협 개입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조속히 발의할 방침이다. 개정안에는 임원의 자격요건을 규정하는 조항을 신설해 회장 연임을 1회로 제한하고, 총 임기는 6년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겸직제한에 관한 조항을 삭제해 시행령 등 하위법령을 이용한 이른바 '꼼수 겸직'을 허용해왔던 관례를 원천 봉쇄한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과 노조 측은 "금융회사 회장들의 반복적 연임에 따른 권한 집중을 막고, 금융권의 공정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한 개정안 통과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