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북미 의약품 유통 파트너사인 테바는 2020년 ‘트룩시마’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24%라고 발표했다.
주력 품목 '램시마'·'허쥬마'의 수익성이 둔화된 가운데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운전자본 투자부담이 늘어났음에도 불구,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더욱 크게 늘어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적자 규모가 축소됐을 정도로 트룩시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셀트리온헬스케어 매출액 1조6276억원 가운데 트룩시마(7977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49%였다. 지난 2018년 기준 셀트리온헬스케어 매출액(7135억원)의 15.7% 수준까지 낮아졌던 트룩시마 비중은 2019년 11월 북미지역 판매개시를 기점으로 급성장했다.
트룩시마는 혈액암 치료제로, 오리지널 의약품은 로슈(Roche)의 '리툭산'(Rituxan)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트룩시마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럽 시장 점유율 38%로 리툭산(35.8%)을 앞서고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지난해 4분기 기준 점유율은 20.4%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 트룩시마 매출액은 지난해 5998억원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 트룩시마 매출 7977억원 중 75%에 달했다.
이같은 트룩시마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현금흐름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실질적 무차입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2017년 이래로 매년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셀트리온으로부터 임상단계의 품목을 매입해 재고자산으로 보유하다가 판매허가가 이뤄지면 대규모 납품을 진행하는 사업 특성상 운전자본 부담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지난해 램시마와 허쥬마 등 기존 주력품목의 경쟁강도가 높아지며 유럽과 미국 시장 내 매출 증가가 둔화됐지만, 트룩시마의 북미향 매출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룩시마 효과는 올해까지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트룩시마의 시장 판매가격이 높아 발생했던 변동대가 환입 규모가 차츰 줄어들고 있어서다.
한국기업평가 측은 "트룩시마의 미국 시장 내 경쟁강도가 높아지고 있어 신제품의 유럽 출시 이후 시장 침투 양상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지난해 실적 성장을 이끌었던 트룩시마의 미국 처방 점유율은 지난 2월 금액 기준 20.8%, 수량 기준 21.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미국 트룩시마 변동대가 환입 효과는 지난해 4분기부터 정상화되고 있는 만큼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역성장하고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룩시마를 대신해)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매출이 3분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최근 '램시마SC'로 유럽 주요 5개국(독일·영국·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진출을 위해 약가 등재를 완료한 바 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유플라이마'도 2분기 중 유럽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는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위한 순차 심사(롤링 리뷰)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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