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韓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글로벌시장 출격 '청신호'

백승룡 기자 2021-03-30 17:05:18
국내기업들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잇따라 출시 삼성바이오에피스 '캐나다·호주'ㆍ셀트리온 '유럽'ㆍLG화학 '일본' 시장 눈독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데일리동방] 전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LG화학 등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국내 기업들도 미주·유럽·일본 등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휴미라는 미국 바이오기업 애브비(Abbvie)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지난해 글로벌 매출 191억6900만달러(약 22조원)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 유럽 성공 발판삼아 캐나다·호주 진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30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하드리마'(HADLIMA)를 호주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하드리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휴미라'로, 류마티스관절염·궤양성대장염·크론병·강직성척추염 등에 쓰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다국적 제약사 머크(MSD) 호주법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캐나다에서도 지난달부터 '하드리마'를 출시했다. 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에서도 지난 2019년 5월 판매 허가를 받아 오는 2023년 7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들 국가의 시장규모가 우선 순위가 됐다. 지난해 기준 캐나다는 7억1100만달러(약 8100억원), 호주는 1억9300만달러(약 2200억원) 규모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인데 오리지널사인 애브비와 특허이슈를 합의해서 출시하기로 한 일정이 2023년"이라면서 "캐나다와 호주는 미국보다는 작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규모가 큰 지역이어서 우선적으로 진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서 지난 2018년 '임랄디'라는 제품명으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바 있다. 지난해말까지 누적 매출액은 4억1700만달러(약 4500억원)로 집계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베네팔리·플릭사비) 판매 노하우를 활용, 총 5종의 제품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럽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휴밀라시밀러는 올해 상반기 중 '아달로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셀트리온]

◇ 후발주자로 유럽 공략나선 셀트리온

셀트리온은 휴미라시밀러 'CT-P17'을 들고 유럽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현재 유럽의약품청(EMA) 최종 허가를 앞두고 있다. EMA 산하 기구인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에서 지난해 12월 CT-P17에 대해 '판매 승인 권고' 의견을 내면서 유럽진출이 한 걸음 가까워졌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통상 CHMP 판매 승인 권고 이후 1~3개월 내에 의약품의 최종 판매허가가 내려진다.

셀트리온이 휴미라시밀러 첫 시장으로 유럽을 선택한 이유도 '시장규모'와 함께 '규제기관의 권위' 때문이다. 셀트리온 측은 "일반적으로 의약품 시장 50%가 미국이고 유럽이 25~30%를 차지한다"며 "유럽은 시장 자체가 큰 데다가 선진 규제기관이다 보니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허가를 받으면 일종의 신용도가 생겨 타 국가에서의 허가도 비교적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고농도 제형'으로 경쟁력을 갖춰 유럽시장 후발주자로서의 열세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약물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였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시트르산염(citrate)을 제거해 차별화된 상품성을 갖췄다고 자신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모두 올드 타입(Old Type)인 저농도로 개발돼 출시한 점에 착안, 보다 높은 시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뉴 타입(New Type)인 고농도 제형 개발에 착수해 세계 최초로 시장에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셀트리온은 기존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넘보지 못했던 고농도 휴미라 시장을 직접 공략한다는 계획"이라며 "CT-P17 허가 후 판매가 본격화되면 선호도 높은 고농도 제형 시장으로 본격 재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 LG화학, 일본에 우선 진출…"'엠브렐'과 시너지 도모"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아달리무맙 BS MA' 판매 허가를 받았다. LG화학은 지난 2014년 일본 기업 모치다제약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일본 판권을 넘기는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뒤 공동으로 '아달리무맙 BS MA'를 개발해왔다.

LG화학이 휴미라시밀러 진출 지역으로 일본을 선택한 까닭은 앞서 일본에서 출시한 엠브렐 바이오시밀러와 시너지를 기대하면서다. LG화학은 지난 2018년 일본 최초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로 '유셉트'를 출시한 바 있다. LG화학은 일본 엔브렐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의 휴미라시밀러 시장은 5000억원 규모다. 앞서 일본 제약사 후지필름쿄와기린이 지난달 가장 먼저 휴미라시밀러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다이이찌 산쿄 역시 LG화학보다 먼저 휴미라시밀러 허가를 받았다. '아달리무맙 BS MA'는 일본 휴미라시밀러 시장에 세번째로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LG화학 측은 "앞서 출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유셉트'를 통해 일본 류마티스 질환 분야 병원과 의사 네트워크 등을 확보한 바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아달리무맙 BS MA'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기존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유셉트'와 함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아달리무맙 BS MA'를 통해 일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사진=LG화학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