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라면왕'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 별세

주진 생활경제부 기자 2021-03-27 23:38:05
1965년 농심 창업 후 56년간 이끌어…신라면 100여개국에 수출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경영 승계

[사진=농심]

[데일리동방] '라면왕'으로 불리던 농심 창업주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이 27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농심은 "신 회장이 오늘 오전 3시 38분께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최근 노환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1930년 울산에서 태어난 신 회장은 1965년 농심을 창업한 이후 56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왔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이다.

1958년 대학교 졸업 후 일본에서 성공한 고 신격호 회장을 도와 제과 사업을 시작했다가 1963년부터 독자적인 사업을 모색했고 당시 일본에서 쉽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라면이 큰 인기를 끈 것에 주목해 1965년 농심을 창업했다.

그는 농심 창업 후 신라면, 짜파게티, 새우깡 등 국민적 사랑을 받는 제품들을 개발했다.

신 회장은 “한국에서의 라면은 간편식인 일본과는 다른 주식(主食)이어야 한다”며 “값이 싸면서 우리 입맛에 맞고 영양도 충분한 대용식이어야 먹는 문제 해결에 큰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라면 철학’을 갖고 있었다. 농심 측은 “신 회장이 스스로를 ‘라면쟁이’라 부르며 직원들에게 장인 정신을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신 회장의 역작인 ‘신라면’은 시장에선 ‘매운(辛) 라면’으로 통했지만 사실 본인의 성을 따서 이름을 붙였다. 그만큼 애정을 쏟았던 신라면은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1971년 히트 상품 '새우깡'을 개발할 당시 아직 어린아이였던 신윤경 씨의 '∼깡'이라는 말투를 보고 '새우깡'이라는 제품명을 떠올렸다는 일화가 있다.

신 회장은 1992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다가 농심이 그룹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 회장직을 맡아왔고 최근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지난 25일 주총에서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고 신동원 부회장과 박준 부회장, 이영진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동원 부회장은 신 회장에 이어 농심을 이끌게 된다.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의 최대주주인 농심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지난해 말 현재 신동원 부회장의 농심홀딩스 지분은 42.92%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낙양씨와 장녀인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 세 아들 신동원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부인인 차녀 신윤경씨가 있다.

장례식장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고 발인은 오는 30일 오전 5시다.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