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인 신춘호 회장은 지난 1965년 농심을 창업한 이후 반 세기 넘게 농심을 이끌어왔다. 농심은 신라면을 비롯해 너구리·안성탕면·짜파게티 등을 출시하며 국내 대표 라면 브랜드로 자리매김했고 지난해에는 매출액 2조6389억원, 영업이익 160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도 새롭게 썼다.
퇴장 시기와 방법을 고심해온 신 회장이 농심이 최대 실적을 거둔 지금을 적기로 택했다는 시각이 나온다.
농심은 이번 주총에서 신 회장의 장남 신동원 부회장과 함께 박준 부회장, 이영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신 부회장은 이미 지난 2010년 농심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대표를 맡으며 사실상 경영승계가 이뤄진 상태다. 신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도 지난해 말 기준 42.92%로 최대주주다. 향후 신 부회장이 회장직을 승계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신춘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율촌화학, 삼남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각각 이끌고 있어 이들 3형제를 중심으로 농심그룹의 계열분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비상장 기업인 메가마트는 신동익 부회장이 지분 56.14%를 보유, 다른 형제들의 지분은 없어 사실상 분리가 완료된 상태다.
율촌화학의 경우 신동윤 부회장이 13.93%의 지분을 보유해 농심홀딩스(31.94%)에 이은 2대 주주다. 신춘호 회장도 13.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농심홀딩스가 보유한 31.94%를 신 부회장이 매입하고, 신춘호 회장의 지분(13.50)까지 증여받으면 율촌화학도 신동윤 부회장 체제로 계열분리가 완료될 전망이다.
향후 농심은 신동원 부회장의 장남인 신상렬 씨를 중심으로 '3세 승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농심그룹은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하는 보수적인 문화가 강하기 때문이다. 신상렬 씨는 지난해 말 기준 농심홀딩스 지분 1.41%를 갖고 있다. 신동원 부회장(42.92%)과 신동윤 부회장(13.18%), 고모인 신윤경(2.16%) 씨, 농심근로복지기금(1.44%)에 이어 5번째로 지분율이 높다.
다만 신상렬 씨는 지난 2019년 농심 평사원으로 입사해 현재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기까지는 다소간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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