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G전자 휴대폰 사업 23분기 연속 적자...삼성과 격차 확대

김성훈 기자 2021-01-29 18:20:26
LG전자 MC사업본부, 작년 4Q 영업손실 2485억원...전분기比 67.5%↑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익 '선방'...전년도比 2조 늘어 11조4700억원

CES2021에서 LG전자가 공개한 롤러블폰[사진=LG전자 유투브]


[데일리동방]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담당인 MC사업본부가 지난해 4분기에도 적자폭을 키우며 2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로써 MC사업본부의 축소나 매각이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는 아이폰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29일 실적을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매출액 1조3850억원, 영업손실 24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9.2% 줄었고, 영업손실은 67.5% 늘어난 수치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실적 부진에 대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가 감소하고, 4G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칩셋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MC사업본부는 그동안 체질 개선을 위해 주문자개발생산방식(ODM) 확대 도입·글로벌 생산지 조정, 신제품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LG벨벳’, '윙' 등 디자인과 성능 모두에 심혈을 기울인 신제품을 발표했지만, 소비자의 호기심만 자극했을 뿐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윙’의 판매량은 10만대 미만으로 추정된다.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후 2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왔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와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 28일 발표된 삼성전자 모바일(IM) 부문의 작년 4분기 매출액은 22조3400억원, 영업이익은 2조4200억원이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아이폰12 출시 등 스마트폰 경쟁이 심화하면서 매출이 감소했지만, 연간 영업이익률은 두 자리를 유지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삼성전자 IM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약 2조2000억원 늘어난 11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S21' 조기 출시에 따른 플래그십 판매 확대와 평균판매가격 상승, 중저가 신모델 출시 등이 실적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실적 악화 영향으로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축소나 매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한 MC사업본부 인수 대상자로는 최근 회사채 발행을 발표한 ‘베트남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빈(Vin) 그룹’과 구글, 애플 등 꼽힌다. 특히 빈 그룹은 지난해부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인수 대상자로 언급됐지만, 협상 끝에 불발된 것으로 전해진다.

MC사업본부 외 다른 사업부의 실적은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사업 정리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3조1950억원, 매출 63조26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31.1%, 매출은 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긴 것은 설립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538.7% 증가한 6502억원, 매출은 16.9% 늘어난 18조7808억원을 달성했다. 4분기 매출 역시 분기 기준 최대 기록이다.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 등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CES2021에서 공개한 롤러블폰이 LG 브랜드를 달고 출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인 상황”이라며 “올해 안에 스마트폰 사업의 향방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