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분기 경영실적을 공시한 하이트진로는 매출액 6243억원, 영업이익 64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8%, 30.9% 늘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가 3분기 기록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었다. 1~3분기 누적으로 봐도 매출액은 전년동기 1조4965억원에서 1조7397억원으로 17.8% 늘었고, 영업이익은 556억원에서 1746억원으로 214% 증가했다.
사업부문별 누적 매출실적을 살펴보면 '테라'를 앞세운 맥주부문이 5418억원에서 6387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414억원에서 39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기간 소주부문 매출액은 '진로이즈백'을 앞세워 8203억원에서 9791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도 960억원에서 1297억원으로 35.1% 개선됐다.
하이트진로 측은 "맥주는 갈색병, 소주는 초록병이라는 진부한 틀을 깨고 디자인 측면에서 새로운 콘셉트를 도입하면서 테라, 진로이즈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테라는 청정라거, 진로이즈백은 낮은 도수를 적용하는 등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에 발맞춘 것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주류업계에서 하이트진로와 함께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업계 1위 오비맥주는 구체적인 실적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모회사 버드와이저 에이팩이 "오비맥주의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및 전분기 대비 모두 성장했다"고만 밝힐 뿐이었다. 다만 오비맥주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5421억원에 그쳐 4년 만에 역성장을 한 데 이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구도에서 '홈술' 문화는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가 3차 대유행으로 확산·장기화되면서 주류 소비도 식당·주점에서 '홈술' 문화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모두 최근 가정용 맥주 판매량이 6대 4 또는 6.5대 3.5 비율로 식당·주점 등 유흥시장용 수요를 앞질렀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에게는 향후 성장세를 좌우할 도전에 직면한 것이기도 하다. 그간 테라, 진로이즈백 등 하이트진로 주류는 유흥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매출액 기준 가정용 맥주시장 점유율은 '카스'를 앞세운 오비맥주가 52.1%로 굳건히 1위를 지켰다. 카스만 떼어놓고 봐도 37.3%에 달한다. 하이트진로가 가정용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20% 안팎에서 올해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긴 했지만, 아직 카스라는 단일 브랜드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가정시장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진로 미니 팩소주를 출시해 휴대성을 높인 데 이어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형님'과 함께 TV 광고를 제작해 젊고 트렌디한 감성을 전달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슈로 인해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은 혼술, 홈술 트렌드를 잡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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