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명동시장 톺아보기] CEO 해임이유 불분명한 기업, 거래상대는 못 믿는다

김성욱 산업부장 2020-10-26 06:13:00
정성적평가 중요성 더 커져…극복 노력 핵심은 ‘사람’ 튼실한 공기업, CEO 해임 이후 기업평판 조회 의뢰

[그래픽=조하은 기자]

[데일리동방] 자라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은 비슷한 상황만 와도 긴장하고 겁먹는다는 이야기다. 옛말이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최근의 기업 상황을 지켜보는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코로나19 상황이 기업과 국민들의 경제 형편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정부의 각종 지원으로 버티고 있다. 특히, 항공, 여행, 숙박업계는 쉽게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부가 대규모 해고사태를 막기 위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기간을 연장해주면서 지원해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기업들이 무너지는 것을 최대한 막고 있다. 현재의 상황이 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항공사는 매각 가능한 재산을 정리하고 있고 직원들은 순환하면서 휴직하고 있다. 심지어는 좌석에 화물을 탑재하는 아이디어를 내고 운항하고 있지만 형편은 녹록지 않다. 항공사가 운영하던 공항버스회사도 매각했다는 후문이 있다. 실제로 서울시내와 인천공항을 오가던 공항버스는 한시적이라고 하지만 완전이 운영이 중단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재무구조나 업종의 경기상황을 판단하는 정량적 기업평가에 머물지 않고 경영자 평판까지 포함하는 정성적 기업평가도 중요시하고 있다. 기업들은 지금의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력도 결국은 사람이 결정한다. 그래서 실질적 기업경영자가 누구이고 철학과 행동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본다. 이미 항공업계에서는 대형사는 물론이고 저비용항공사(LCC)도 시장에서 경영자의 이미지와 평판이 땅에 떨어져 실제로 기업이 피해를 보고 결국 직원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 기업들은 어떤 형태의 거래를 하더라도 처음거래를 하면 사전에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신용조사를 하고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대가 대기업이라도 거래조건 등에 문제가 있고, 현재의 경영자 스타일에 따라서는 조금씩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을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약간은 특이한 상황이 벌어졌다. 한 기업정보조사 회사에 최근 대표가 해임된 한 공기업에 대한 기업평가 문의가 들어왔다. 이 회사는 잘 나가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신용도나 거래상에는 아무 문제도 없다. 그럼에도 기업평가 문의가 들어왔다. 아마도 공기업의 거래관행이나 경영자의 경영철학, 정부의 입김에 대한 움직임 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려는 포인트였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었다.

기업정보조사 전문기업 중앙인터빌 관계자는 “앞으로 공기업이라도 시장에서 냉정하게 평가받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재무구조가 아무리 좋더라도 경영자나 기업의 문화도 ESG 차원에서 중요한 평가 포인트 된 것”이라며 “우리나라 기업들 문화도 이제 변화해야만 하는 극한 기업생존의 시대가 열려지고 있다”고 조언했다.
 

[제공=중앙인터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