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4일 수도권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13만 가구의 공급물량에 추가로 13만 가구를 더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8·4 공급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참여를 전제로 재건축 단지가 주택 등을 기부채납하면 용적률을 500%까지 올려주고, 층수도 50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데 있다. 서울(제3종일반주거지역)의 기존 용적률(250%)과 35층으로 제한된 층고 제한이 풀리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상향된 용적률의 50~70%를 기부채납으로 환수할 계획이라는 데 있다. 또한 용적률 증가에 따른 개발 이익의 90% 이상을 공공기부 형태로 환수한다. 정부는 이러한 방식으로 약 5만 가구의 공공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김현미 국토부장관은 이날 “공공재건축은 조합과 공공이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는 사업 방식이다”며 “조합 입장에서는 속도가 빨라지고 물량이 많아진다. 정부는 공공물량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내 강남권 재건축 조합의 반응은 싸늘하다. 정부 참여 공공재건축을 시행할 경우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공공재건축에 참여할 경우 임대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분담금도 줄어들지 않아 사실상 수익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용적률 상향 인센티브는 조합에 그다지 메리트 있는 혜택이 아니다”고 말했다.
잠실 주공 5단지 정문복 조합장도 “이미 주공 5단지는 용도변경을 진행해 최대 400%의 용적률을 받을 수 있다. 굳이 임대주택을 넣으면서까지 500%로 늘리는 것이 의미가 없다”며 “조합원들의 생각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정부의 공공재건축에 조합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북권 재건축 단지 일부의 경우 공공재건축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으나 수익성에 민감한 재건축 조합원들이 현행 방식으로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며 “참여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대 이익 환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