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KDB생명, JC파트너스 우선협상자 선정…재보험업 전환하나

이혜지 기자 2020-07-01 14:20:20
인수금액 2000억 제시, 3000억 유증 추진 KDB생명 공동 재보험사로 전환 시도 무게 보험업계 “RBC‧자본력 크지만 리스트 상당”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진=KDB생명]

[데일리동방]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가 KDB생명보험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지난 10년간 KDB생명 매각을 시도한 KDB산업은행의 숙원사업이 해결될 지 주목된다. 더 나아가 JC파트너스가 KDB생명을 인수해 재보험사로 전환할 것이란 계획이 전해지면서 보험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KDB생명보험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JC파트너스를 선정했다. 이날 산업은행은 “JC파트너스가 KDB생명 매각 본입찰에 홀로 나서 단독 실사를 진행 중에 있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전 재무사항, 적격성, 여력 등을 검토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KDB생명 지분은 KDB칸서스밸류Ltd.와 KDB칸서스밸류PEF가 각각 65.80%, 26.93%를 보유 중이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 지분을 모두 인수하기 위해 약 2000억원의 인수금액을 제시했고 KDB생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로 약 30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KDB생명은 2010년 금호그룹이 부실화하면서 산은이 관리를 시작했다. 당시 산은은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6500억원 규모의 PEF를 만들어 KDB생명을 인수했고 현재까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총 8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산은은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총 세 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으나 인수기업을 찾지 못해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지난해 9월 말 4번째 매각 공고를 냈고, 올해 2월 JC파트너스가 단독으로 예비 입찰에 참여해 매수 실사 작업을 진행했으며 지난달 22일 마감한 최종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산은은 JC파트너스와 협의해 투자자 모집, 주식매매계약(SPA) 협상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재보험사 전환 이슈 “재점화”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KDB생명의 재보험사 전환 이슈도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JC파트너스가 이번 M&A 완료 후 KDB생명을 재보험사로 전환할 계획으로 알려져 향후 관련업계의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재보험사란 한 보험사가 인수한 계약의 일부를 다른 보험회사에 인수시키는 것으로 일종의 보험을 위한 보험을 말한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 재보험사가 더 필요하다는 견해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클 것이란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먼저 양사 규모를 보면 KDB생명은 코리안리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낮지만, 자산과 RBC비율은 우위에 서 있다. 국내 유일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경우 지난해 기준 총자산은 11조7331억원, 당기순이익은 1887억원, RBC비율은 218.8%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KDB생명 총자산은 19조2984억원, RBC비율은 232.66%, 당기순이익은 345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외형적인 규모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재보험업 진출 규제가 낮아진 점도 KDB생명의 재보험사 전환을 한층 수월하게 해줄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재보험업을 손해보험업으로부터 별도의 업으로 분리하고, 재보험업에 대한 허가요건, 영업행위규제 등 여러측면에서 규제완화를 검토 중에 있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공동 재보험을 만들어 부채를 매각하는 방안이 실질적으로 실행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산은 관계자는 “비밀유지사항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며 “사실 관계가 나오기 전에 시장에서 너무 앞서 관측하는 것 같다. 회사 인수 후 전반계획 등은 확정이 안 된 상태”라고 일축했다. KDB생명 관계자도 “우린 매각대상자로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세중 보험연구원 부실장은 “재보험사는 보험사의 모든 리스크를 짊어져야 해 쉬운 일이 아니며 리스크가 매우 크다”며 “RBC(보험금지급여력) 비율도 높아야 하고 자본력도 상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큰 사고가 하나 발생하면 재보험사는 파산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재보험사 자본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