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IB 사업을 영위하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사 평균 별도기준 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 비율은 2015년 말 345%에서 지난해 3월말 163%까지 하락했다. 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은 순자본비율(NCR) 적용 이전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감독지표로, 비율이 낮을수록 위험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신용평가 업계는 지난해 대형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저하되는 건전성 지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보고서를 발표하고 “사계열적인 측면에서 대형사들의 자기자본 규모 대비 위험수준 증가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면서 “대형사 자본적정성 지표 저하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고, AA급 자체신용도를 유지하는 데 한계에 이르렀다고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가 급속도로 진행된 것은 IB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위험투자가 확대된 영향이다, 이에 대해 초대형 IB 등 IB 사업을 영위하는 증권사에 대한 평가기준을 일반 증권사와 다르게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부문에서 위험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인데 건전성 지표가 하락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며 “포트폴리오 구성 자체가 다른 만큼 평가 기준을 다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기평은 “위험도가 증가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이 옳다”며 “평가기준을 완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용평가사도 오랫동안 고민해온 문제라고 밝혔다. 안나영 한기평 연구원은 "초대형 IB 이슈가 불거졌던 2017년부터 고민해온 문제”라면서 ”사업포트폴리오가 달라진 것이 사실이지만 위험도 함께 늘어난 것도 사실”이라며 평가기준에 대한 의견을 확실히 전했다.
다만, 신용평가사도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나영 연구원은 “포트폴리오 구성에 맞게 일반 증권사와 다른 비즈니스를 평가하는 새로운 지표를 추가할 계획은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평가기준을 최대한 가공해서 시계열적 일관성을 갖추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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