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왼쪽)과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사진=CJ 제공]
◆이재현 회장, 신형우선주 증여…승계작업 가속화?
16일 CJ그룹에 따르면 지난주 예상됐던 CJ그룹 임원인사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삼성가 장손이자 CJ 장남인 이선호 부장 대마밀수 적발 등 오너 리스크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고 분석이 나온다.
이선호 부장은 대마 밀반입 문제와 그룹 승계 작업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앞서 신형우선주 184만주를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와 이선호 부장에게 각각 92만주를 증여했다. 금액은 1220억원 규모로, 증여세만도 700억원에 달한다.
신형우선주는 발행 10년 이후 보통주로 전환돼 의결권이 생기는 우선주다. 두 자녀에게 증여된 우선주는 오는 2029년 보통주로 전환된다.
현재 이경후 상무는 CJ 주식을 0.1% 보유하고 있고, 이선호 부장은 보유 주식이 없다. 하지만 증여가 마무리되면 이재현 회장 CJ 지분은 42.26%에서 36.75%로 5.51%포인트 줄고, 2029년 기준으로 이경후 상무는 3.8%, 이선호 부장은 5.2% 각각 보유하게 된다. 이 부장이 누나인 이 상무보다 1.4% 많은 지분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재현 회장 후계자인 이선호 부장으로 경영권 승계작업이 본격화된 게 아니냐고 입을 모은다. 12월 예정된 CJ그룹 인사에서 이선호 부장이 임원 승진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실적 부진 CJ제일제당…변화냐 안정이냐
CJ그룹 핵심 계열사이자 이선호 부장이 근무 중인 CJ제일제당은 최근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6조391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19.2%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실질적 수익지표인 영업이익은 5% 줄어든 6271억원에 그쳤다. 순이익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0% 감소한 975억원에 머물렀다. 지난 2월 미국 슈완스 컴퍼니를 인수하며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인사에선 승진 대신 대규모 보직이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선호 부장은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만큼 임원으로 승진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선호 부장은 지난 9월 미국에서 변종 대마를 흡입하고 밀반입하다가 적발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으며, 내년 1월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면 승진에서 누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회사 내규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징계 또는 보직해제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검사 항소에 맞항소한 만큼 내부 징계 없이 그룹 승계작업을 계속 이어갈 가능성도 엿보인다. 특히 이번에 이재현 회장 증여한 지분율을 볼 때 이 부장으로 경영권 승계를 확실히 했다는 분석도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형우선주를 경영승계에 활용할 것은 예상했다”면서도 “다만 이선호 부장이 대마 밀반입 문제로 재판 중인 만큼 증여 시점은 조금 이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그룹 인사에 대해선 전혀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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