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 중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메리츠종금증권이 꼽혔다. 다만 메리츠종금증권은 규제에 따른 자산 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9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부동산 채무보증의 한도 설정은 자기자본에 대한 부동산 채무보증의 상한선을 설정하고 비율 초과 시 부동산 채무보증을 제한하기 때문에 증권사의 관련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나신평은 특히 메리츠종금증권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보고서에서 나신평은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부동산 금융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규제 강화로 인한 영향이 경쟁사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의 자기자본 대비 비율이 100%를 넘고 있는 점, 위험값 상향 조정에 따른 신용위험액 증가 부담 등을 감안할 때 대규모의 채무보증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국내 증권사들의 신규 수익원으로 성장한 부동산 PF 채무보증이 향후 제한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수익성 저하 압력에 대한 각 증권사의 대응 방안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규제에 대해 긍정정인 평가를 내놨다. 나신평은 "이번 건전성 관리방안이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도 관리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며 "수도권 부동산 경기가 과열 분위기인 가운데 2017년 잠시 주춤했던 우발채무가 2018년 이후 다시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우리는 국내 증권사들의 관련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도 지난 6일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번 규제 시행은 금융권 전반에 걸쳐 부동산 PF 익스포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의 PF 익스포저를 감소하는 데 상당히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기평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는 PF 익스포저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특히 부동산 PF 금융주선 및 신용공여를 주력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메리츠는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나신평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 9월 말 기준 메리츠종금의 PF 익스포저는 대출 2조3000억원, 우발채무 6조원에 이른다. 이에 나신평은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익스포저 축소가 불가피해 수익창출력과 시장 지위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다만 딜 수주 시 보유 목적보다는 적극적인 재매각방식 채택 등을 통해 대응하면서 영업실적에 급격한 충격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기평은 또 "이번 규제 강화는 다른 자산으로의 투자 확대라는 풍선효과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며 "비상장주식, 메자닌, 해외 특별자산의 위험 수준이 국내 PF 대비 낮지 않은데, 종합금융투자사업자들의 위험 선호 성향이 크게 높아진 점과 기대수익률 수준 등을 고려하면 국내외 다양한 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위험 인수는 지속할 수 있어 이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지목된 메리츠종금증권은 규제에 따른 자산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현재 부동산 PF 만기 구조를 토대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인위적으로 처분해야 할 대출자산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 규제는 2020년부터 점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지금 무리하게 대출자산을 팔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작년 수준의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의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은 35%였다.
앞서 정부는 증권사의 부동산PF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부동산PF 익스포저(대출·보증 등 위험노출액) 건전성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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