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뾰족한 해결책을 찾긴 어렵다. 다만 수익성 중심 경영, 빅데이터법 규제 완화를 위한 조율, 투자은행(IB) 강화 등으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일 이재용 부회장이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등과 회동한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았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경제보복, 저금리, 국내 경기 둔화 등 어려운 대외환경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특히 올 상반기 삼성 금융사 모두 실망스런 실적을 낸 것도 이유다.
실적공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당기순이익은 각각 7566억원, 4261억원, 2134억원, 1920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7.7%, 36.0%, 8.3%, 1.2% 감소했다. 순이익이 개선된 회사는 한 곳도 없다.
아울러 일본이 제조업 등 주요 수출 부문에 경제 보복을 시작한데다, 보복 부문이 금융까지 확대될 거란 우려까지 나온다. 결국 선제적으로 대비해야만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
삼성생명·화재의 경우 시장점유율보다 수익성 중심의 경영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생명은 예상보다 금리가 빨리 하락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판매 경쟁에 따른 사업비 증가가 실적 악화의 주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환경에서 시장점유율을 위해 양적 경쟁을 하다보면 비용이 많이 들게 되므로,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해야 한다"며 "과도한 경쟁으로 사업비 지출이 악화하지 않도록 하고, 수익성이 높고 상품을 집중 판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카드는 비용절감, 연체관리 등으로 위기대응을 잘 했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경우 수수료율 하락, 코스트코 계약해지로 이용실적이 줄었다"며 "많은 고객 및 거래 정보로 빅데이터 산업에 뛰어들면 새 먹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 법에선 핀테크 사업자가 빅데이터 사업을 독점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카드사들에 불리한 상황"이라며 "빅데이터법을 개정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주특기인 투자은행(IB) 부문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강승건 DG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이 자기자본을 활용한 IB 딜 확대로 다른 대형사에 비해 부진한 부분의 격차를 축소했다"며 "현재 구조화금융 비중이 높지만 부동산, 대체투자 부문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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