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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 이경수 센터장 "수평적 조직 문화로 리서치 톱3 평가"

박호민 기자 2019-07-09 12:00:00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증권사 보고서 질 저하 안타까워" "수평적 문화에서 의견 공유" “규모 작지만 보고서 질 향상 집중” "믿고 따라준 직원들에 감사"

이경수 메리츠종금 리서치센터장[사진=메리츠종금증권 제공]

[데일리동방]“지난 10년 동안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보고서(리포터) 수준은 오히려 퇴보해왔습니다. 그래서 보고서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깊이 있고 논리적인 보고서 작성에 집중해왔습니다.”

9일 만난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안타까움을 내비치며 털어놓은 말이다. 그래서 그가 내놓은 해결책은 수평적 조직문화다. 그리고 소수의 인원으로 리서치센터 톱3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경쟁 과열과 보고서 질 저하

보고서의 질은 왜 떨어졌을까. 이경수 센터장은 금융위기를 꼽았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거래 대금이 줄어들자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밝혔다.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보고서 작성보다 영업에 동원되면서 리포트의 질이 저하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경수 센터장은 수평적 문화를 도입했고, 보고서의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리서치센터에서 수평적 문화는 흔치 않은 모습이다. 연구원 상당수가 교육 수준이 높고 유학파인 만큼, 자기주장이 강하고 개성이 강한 편이다.

따라서 책임자가 한 방향으로 리서치센터를 이끌어가는 게 가장 효율적인 운영방식으로 여겨졌다. 리서치센터에 권위주의 또는 서열주의 문화가 자리 잡은 이유다. 그렇지만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 속에서 모든 구성원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낸다. 이런 문화 덕분일까.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에선 최근 4년간 이직한 직원은 한 명 뿐이다. 증권사 연구원들이 이직이 잦은 것과 대조적이다.

◆수평적 문화와 톱3 리서치센터

수평적인 문화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경수 센터장은 “신입사원도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고, 그들의 의견이 검증을 거쳐 리포트에 반영되기도 한다”며 “수평적인 문화를 통해 간결하게 의사전달이 가능해져 결과적으로 리포트의 수준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의 인력 규모는 업계 10위 안팎 수준이다. 그렇지만 업계의 평가는 명실상부 톱3로 평가된다. 올해 초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는 글로벌 5대 헷지펀드 가운데 한 곳과 보고서 유료 제공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유료 계약 체결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첫 사례다.

이경수 센터장은 “국내에서 리서치센터 보고서는 무료라는 인식이 팽배하고, 고객사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란 인식으로 자리잡게 됐다”며 “메리츠종금증권이 업계 최초로 이같은 인식을 깼다고 본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보고서는 연기금 등의 평가에서 수년째 1등급을 유지하면서, 깊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경수 센터장은 “연기금의 보고서 평가는 대형 고객사의 질적 검증이므로 평가 기준이 높다"며 "우리 리서치센터가 수년째 1등급을 유지하는 것에 자부심이 크다”고 전했다.

◆합리적 용기와 소신있는 보고서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의 통찰력이 드러나기도 했다. 반도체가 호황기일 때 가장 먼저 불황기에 접어들 거란 전망을 내놨다. 국내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의 불황을 경고하는 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예측이 빗나갈 경우 리서치센터의 신뢰가 크게 손상될 수 있다. 그런데 예측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경수 센터장은 “반도체 시장의 불황을 예측했을 당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며 “다만, 지표 분석 등 다양한 검증을 통해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전망을 내놓았을 뿐이다”고 밝혔다.

또 강한 리서치센터를 만들 수 있었던 것과 관련 회사 대표와 연구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리서치센터의 현재 운영방식을 이해 준 최희문 부회장님의 배려로 현재의 수평적인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었다”며 “믿고 따라준 연구원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