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북 장수 삼고리 고분군서 가야‧백제계 유물 나와

이한선 기자 2019-05-24 09:17:18
금강 상류지역 중심 성장 가야 토착세력 무덤 추정

[문화재청]

전북 장수 삼고리 고분군에서 가야계‧백제계 유물 나왔다.

장수군과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지난 4월부터 조사하고 있는 장수 삼고리 고분군의 2차 발굴조사 결과, 다수의 가야토기와 철기류, 백제계 토기 장군(물이나 술, 간장 등 액체를 담는 데 쓰는 그릇) 등이 발견됐다고 문화재청이 24일 밝혔다.

장수지역은 마한 시대 이래 백제 문화권에 속했던 곳으로 인식돼 왔으나, 1995년 장수 삼고리 고분군에서 가야인의 무덤이 발굴되면서 금강 상류지역은 백제에 병합되기 이전까지 가야세력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1차 조사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1~3호분을 대상으로 했고, 지난달부터 하고 있는 2차 조사는 1~3호분 서쪽 능선 정상부의 8~10호분에 대한 것으로, 이달 말 마무리된다.

지난 1차 조사에서는 석곽묘 12기와 토광묘(널무덤) 13기를 발견했고, 이번 2차 조사에서는 8~10호분의 무덤군에서 수혈식 석곽묘(구덩식 돌덧널무덤) 3기, 토광묘 1기가 조사됐다. 토기류와 철기류를 비롯해 말갖춤(말을 부리는데 사용되는 도구) 등 5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주매장시설인 수혈식 석곽묘는 8~10호분에서 각각 1기씩 확인됐다. 석곽은 강돌을 사용해 축조됐고, 장축 방향은 능선의 경사면을 따라 뒀다. 3기 중 석곽의 규모가 가장 큰 8호분에서는 물결무늬의 목 긴 항아리와 그릇받침 7묶음, 장군, 다양한 종류의 철기류가 나왔다.

장군은 종래 완주 상운리 고분군, 군산 산월리 고분군, 서울 몽촌토성 등 마한과 백제 시대의 무덤과 토성에서 주로 출토됐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수혈식 석곽묘 안에서 가야토기들과 함께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9호분에서는 뚜껑과 함께 여러 종류의 토기류, 은제고리 2점과 쇠도끼, 쇠화살촉을 비롯해 재갈과 교구 등의 말갖춤이 출토됐다. 10호분에서는 작은 항아리 1점과 철모 1점이 나왔다.

장수 삼고리 고분군은 금강 상류지역에 기반을 둔 가야 토착세력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장유물 중 백제계·대가야계 양식의 토기류가 혼재돼, 이 무덤을 축조한 가야세력은 5~6세기경에 주변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경제·문화사적 관계를 이루면서 성장하였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