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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쿠팡 '납품업체 갑질' 제재…공정위, 과징금 22억원 부과

안서희 기자 2026-02-26 17:03:17

공정거래위원회 "위법 행위 엄정 대응" vs 쿠팡 "사실과 달라" 법적 대응 예고

쿠팡 본사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의혹이 제기된 쿠팡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부과와 시정명령을 결정했다. 

온라인 쇼핑 시장 1위 사업자의 거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산정하지 못해 ‘솜방망이 처벌’ 논란도 예상된다.

26일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이 납품업체에 납품단가 인하와 광고비 부담을 요구하는 등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총 21억8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이익률 유지를 위해 납품업자의 희생을 강요했다”며 향후 유사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사 결과 쿠팡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납품업체에 순수상품판매이익률(PPM) 목표치를 설정하고 실적이 이에 미달할 경우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식상 협의였지만 실제로는 구속력 있는 지표로 작용해 납품업체에 불이익을 줬다는 판단이다. 또한 매출총이익률(GM) 목표 달성을 이유로 광고비, 체험단 수수료, 데이터 이용료 등을 부담하도록 요구한 행위도 위법으로 인정됐다.

특히 목표 미달 시 상품 발주를 중단하거나 축소할 수 있음을 암시하며 납품업체를 압박한 정황도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직매입 거래에서 유통업체가 부담해야 할 가격 하락 및 재고 위험을 납품업체에 전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체험단 행사 과정에서 사용되지 않은 상품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2020년 9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진행된 체험단 행사 중 일부에서 실제 체험이 이뤄지지 않은 상품 약 2만5000개에 대한 비용 약 5억3000만원이 지급되지 않았다.

또한 2021년 10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직매입 거래에서 상품대금 2809억원을 법정 기한을 넘겨 지급한 사실도 확인됐다. 지급 지연 기간은 최대 233일에 달했으며 이에 따른 지연이자 역시 지급되지 않았다.

다만 공정위는 납품업체가 입은 전체 피해 규모를 정확히 산정하지는 못했다. 쿠팡이 구두나 비공식 방식으로 요구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아 강요 여부를 개별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납품가 인하와 광고비 부담 요구 행위에는 정액 과징금 상한인 5억원씩이 적용됐다.

이번 과징금 규모는 쿠팡의 매출 수준에 비해 매우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 매출은 최근 수년간 25조원에서 36조원대로 급증했으며 2024년에는 알고리즘 조작 사건으로 16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과거 광고비 강요 사건에서 부과된 약 33억원보다도 낮아 제재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쿠팡은 즉각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쿠팡은 “판매가격 변동에 따른 손실은 회사가 직접 부담하고 있으며 납품업체에 비용을 전가하거나 발주 중단을 강요한 사실이 없다”며 “법원 절차를 통해 회사의 입장을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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