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본사.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롯데건설이 재무건전성 강화에 사활을 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자본성 자금 조달에 나서며 부채비율을 낮추고 유동성을 확충하는 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주요 정비사업 현장에서 시공사의 재무 상태와 금융 조건을 중시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수4지구 수주전을 앞두고 재무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승부수라는 해석도 나온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1월 3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2차 발행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진행한 1차 발행분 3500억원을 합치면 총 7000억원의 자본성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이로써 롯데건설의 자본총액은 기존 2조8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대로 확대됐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자본성 상품으로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214%에 달했던 롯데건설의 부채비율은 170%대로 개선될 전망이다.
현금 흐름에도 여유가 생겼다. 롯데건설은 금융기관 대출과 만기 1년 6개월물 기업어음(CP) 발행 등을 통해 약 600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1조원 이상의 예금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롯데건설의 이번 재무건전성 강화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유동성 대응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완전한 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요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유동성 대응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영업 실적 개선을 통한 현금창출력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재무 안정화 작업이 향후 정비사업 수주 활동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정비사업 시장에서는 브랜드 인지도나 외관 특화 설계에 더해 금융 조건이 주요 판단 기준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사업비 규모가 커지고 사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시공사가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재무 여력을 갖추고 있는지가 핵심 변수로 거론되는 것이다.
특히 대형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는 이주비 대출 한도와 금리, 사업비 조달 방식 등이 주요 검토 항목으로 꼽힌다. 이주비 조건은 조합원 개개인의 금융 부담과 직결되고 사업비 조달 구조 역시 공정 진행 속도와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재개발 수주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성수4지구는 지하 6층에서 지상 64층 규모로 1439가구를 조성하는 초대형 정비사업이다. 공사비만 약 1조3600억원에 달해 서울 동북원의 핵심 사업지로 평가받는다. 이로 인해 수주전에 참여하는 주요 건설사의 재무 역량과 금융 조달 능력은 입찰 마감 전부터 핵심 검토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성수4지구 조합은 오는 9일까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접수 받을 예정이다. 이후 조합 총회를 거쳐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수주 참여를 공식화한 만큼 롯데건설과 대우건설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건설은 이번에 확보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성수4지구 조합에 경쟁력 있는 금융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기반으로 성수4지구 등 우수 사업장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수4지구 수주전 앞두고 이뤄진 롯데건설의 선제적 재무 안정성 강화는 조합의 최종 선택 과정에서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수주전은 롯데건설의 위기 관리 역량과 향후 사업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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