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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정비사업 수주 50조원… 대형사 집중 현상 뚜렷

한석진 기자 2025-12-29 10:08:48

PF 리스크와 금융 기준 강화 속 중견·중소 건설사 참여 여건 축소

재개발정비사업 추진 중인 전주 하가구역 항공사진.[사진=전주시]

[이코노믹데일리]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는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수주가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수주 실적은 크게 늘었지만, 민간 분양 시장 위축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시공사로 발주 물량이 모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올해 10대 건설사의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48조66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고 2022년 기록을 넘어섰다. 특히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각각 10조원 안팎의 수주 실적을 올리며 상위권을 형성했다.
 

이 같은 실적 증가는 시장 전반의 회복보다는 발주 환경 변화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PF 위기 이후 금융권과 조합은 사업 안정성을 우선 고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자금 조달 능력과 신용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로 선택이 집중되고 있다.
 

정비사업 입찰 과정에서는 시공 능력 외에도 재무 여력과 PF 조달 가능성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금융 기준이 강화되면서 일정 규모 이하의 건설사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참여가 제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기술이나 시공 경험과 별개로 금융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들 사이에서도 수주 전략에는 차이가 있었다. 안전 사고 리스크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와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정비사업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행보를 보였다. 반면 정비사업 비중을 유지해온 기업들은 주요 사업지를 중심으로 수주를 이어갔다.
 

정비사업은 그동안 중견 건설사가 실적을 축적하며 성장할 수 있는 영역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최근 환경 변화로 참여 요건이 높아지면서 해당 역할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수주액 증가와 함께 참여 주체의 변화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비사업 시장의 외형은 커졌지만 참여 여건은 달라지고 있다. 수주 실적 증가가 시장 안정성 강화의 결과인지, 발주 기준 변화에 따른 집중 현상인지는 향후 사업 환경을 통해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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