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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성수 재개발 곳곳서 갈등 폭발…조합장 사퇴·유찰 속 사업 지연 우려 확산

우용하 기자 2025-12-15 10:54:26

지분값은 강남권 재건축 수준…'한강변' 희소성에 기대감 유지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조감도 [사진=서울시]

[이코노믹데일리] 강북권 최대 재개발로 꼽히는 성수전략정비사업이 내부 갈등에 휘청이고 있다. 조합장 사퇴와 시공사 선정 유찰 등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조합원 지분 가격은 오히려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맞먹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사업은 멈춰 섰는데 값은 오른다’는 성수 재개발의 역설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전략정비구역의 여러 지구가 조합 내홍으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성수2지구에서는 조합장이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조합장과 특정 건설사 홍보요원(OS) 간 부적절한 접촉 의혹이 불거지면서 조합 내 갈등이 증폭된 탓이다.
 
결국 지난 10월 28일 진행된 시공사 선정 입찰은 최종 유찰됐다.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 참여를 기대했던 것과 상반된 결과다. 조합은 내년 3월을 목표로 새 집행부 구성을 추진하고 있으나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에서는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워 당분간 사업 속도 저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성수1지구 역시 상황은 순탄치 않다. 서울숲과 맞닿은 입지 덕분에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이 쏠렸지만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조합과 특정 업체 간 유착 의혹이 제기되며 제동이 걸렸다. 조합이 제시한 사업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이로 인해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조합 운영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커지게 됐다.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는 조합장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조합 집행부는 내년 재입찰을 예고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성수3지구도 발목이 잡혔다. 최근 조합은 구청으로부터 설계자 선정 취소와 고발 예고 통보를 받았다. 설계자 선정 과정에서 서울시 계획과 어긋나는 안을 제출했다는 이유에서다. 조합은 오는 20일 설계자 선정을 위한 수의계약 총회를 열 예정이다.
 
각 지구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지만 시장 가격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성수동 재개발 지분 가격은 이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웃돈다. 특히 1지구의 경우 대지지분 평(3.3㎡)당 1억2000만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전용 84㎡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단독·다세대 주택은 40억원을 넘보는 가격에 거래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한강변 초고층’이라는 희소성이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남동, 압구정과 함께 차세대 고급 주거지로 분류돼 장기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기대감만으로 가격을 떠받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기 부촌’이라는 기대를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는 결국 조합 내부 갈등을 얼마나 빨리 수습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성수전략정비사업은 규모와 입지 모두 매력적인 만큼 조합 내홍이 더 크게 표면화되는 측면이 있다”며 “사업이 커질수록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해지는 만큼 속도를 내기 위해선 갈등 봉합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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