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기)'으로 자동차 업계 전기차 판매 성장이 부진을 겪는 가운데 업계는 저렴한 소형 전기차가 이를 타진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소형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보조금 중지 및 고갈과 전기차 캐즘이 맞물려 대다수 전기차 제조사들이 고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지난달 국내와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월 대비 각각 28.3%, 53.8% 감소했고 기아는 전월 대비 국내 47.5%, 미국 42.3% 감소했다. 전기차 캐즘이 이어지던 와중 전기차 보조금이 지난 10월 중지된 영향이다.
전기차 캐즘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모건스탠리 투자은행의 지난해 9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둔화가 향후 12~18개월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이라며 내년까지 전기차 시장 성장률의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 업계는 기존 전기차보다 더 작고 저렴한 소형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이 전기차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오는 10일 유럽연합(EU)는 소형 전기차 신규 분류에 대한 규제 세부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분류 규제는 기존 일반 자동차(M1 클래스)보다 안전·기술 요건을 완화해 지금보다 더 저렴한 EV가 유럽 시장에 보급되는 것이 목적이다.
스테판 베르게 EU 산업 담당 집행위원은 EU에서 논의되는 이번 신규 규제에 대해 발표하며 "제조업체의 목표는 1만5000 유로에서 2만 유로 사이의 새로운 소형 차량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라며 소형 전기차를 통한 전기차 시장의 확대를 표명했다.
이에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소형 전기차의 출시를 예고했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8월 유럽 시장 출시를 목표로 소형 전기 해치백 '아이오닉3'를 개발 중이다. 이번 자동차는 '콘셉트 쓰리'라는 이름으로 지난 9월 뮌헨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기반으로 설계됐다.
기아도 'EV2'보다 더 작고 가격이 저렴한 전기차의 필요성을 느끼며 초소형 전기차 'EV1'의 개발을 지난 3월부터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열린 'EV데이'에서 송호성 기아 사장은 "더 많은 소비자가 전기차를 선택하려면 보다 저렴한 모델이 필요하다"며 저가형 초소형 전기차 개발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르노와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이 본격적으로 소형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것을 발표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도 소형 전기차 시장의 점유율 전쟁에 참여할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가격이 떨어지는 모델들이 나오면서 (전기차)캐즘의 기간이 줄어들고 있다"며 "400~500km 주행거리를 갖추면서 가격에 대한 메리트가 있는 이런 모델들이 진검승부에서 굉장히 중요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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