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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정부, 환율 급등에 미래에셋·한투증권 등 증권사 환율 담당자 소환

정세은 기자자 2025-11-25 16:25:15

환율 상승 원인, 서학개미 결제 수요 지목

통합증거금 제도 개선안 거론…업계 현실적 우려

서울 영등포구 소재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정부와 금융당국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하는 등 고환율 부담이 잇따르자 외환당국이 주요 증권사 환율 담당자들을 불러 환전 시스템 점검에 나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획재정부·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 외환당국이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등 외환시장협의회(외사협) 소속 9개 증권사 환율 담당자들을 불러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환율 급등기에는 거래량이 많은 시중은행이나 삼성전자·국민연금 등 대형사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환율 상승 원인으로 서학개미들의 결제 수요가 지목되면서 증권사 담당자들을 소집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학개미 누적 순매수액은 292억1944만달러(약 43조11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매수액 105억4500만달러의 약 2.8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10월 국내 개인이 순매수한 해외주식은 총 68억499만달러(약 10조1100억원)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수치를 기록했으며 11월에도 45억6445만달러(약 8조3200억원) 순매수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당국은 이번 회의에서 증권사들의 통합증거금 시스템과 관련된 환전 관행을 집중 점검했다. 통합증거금 제도는 계좌 내 원화뿐만 아니라 달러·엔화 등 모든 외화 자산과 결제 예정금까지 하나로 묶어 주문 가능 금액으로 인정해주는 서비스다.

증권사들은 매매 시점을 오전 9시 서울 외환 시장 개장 초반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매수 주문이 장 초반 수급 쏠림을 유발하고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판단이다.
 
회의에서는 쏠림 현상 완화를 위해 △시장평균환율(MAR) 활용 △실시간 환전 확대 등이 거론됐다. 개장 직후가 아닌 하루 평균 가격으로 정산하거나 주문 즉시 환전해 수요를 분산하려는 취지다.
 
다만 증권업계는 당국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도 현실적 적용에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시간 환전으로 전환할 경우 상계가 불가능해져 수수료 혜택을 보는 고객들에게 비용 전가가 일어날 수 있다"며 "유동성이 적은 야간에 대규모를 환전하는 것이 리스크를 더 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최근 금융권의 화두가 전산 안정성이고 내년 24시간 외환 거래라는 큰 제도 변화를 앞두고 있다"며 "대고객 전산 개발이나 정책 변경을 당장 단행하기에는 업무적 부담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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