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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성수2지구, '수의계약 없다' 선언… 시공사 경쟁입찰 성사될까

한석진 기자 2025-10-28 07:54:53

DL이앤씨 단독 참여 가능성 속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 확산

서울 성동구 정비구역 조감도 [사진=서울시]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이하 성수2지구)가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을 하루 앞두고 ‘수의계약 배제’를 공식화하면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다수의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단독 입찰 후 수의계약을 선택하는 것과 달리, 성수2지구는 “사업이 지연되더라도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2지구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발송한 안내문을 통해 “복수의 시공사가 참여하지 않아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으면 수의계약 절차를 밟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재공고 후 수의계약 체결’ 대신 ‘입찰 취소 후 재입찰’을 선택한 것이다.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절차상 단독 입찰이 이뤄지면 조합은 두 가지 선택지를 가진다.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독 입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하거나, 입찰을 취소하고 재입찰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사업 속도를 이유로 수의계약 방식을 택하는 조합이 많았다. 이 때문에 포스코이앤씨가 철수하고 삼성물산도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DL이앤씨의 단독 입찰이 유력시되자 업계는 성수2지구가 신속한 수의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조합이 “경쟁 없는 계약은 없다”며 재입찰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의외의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속도를 이유로 수의계약을 택한 조합 중 상당수가 시공사로부터 기대 이하의 조건을 제시받았다”며 “개포우성7차처럼 경쟁입찰을 통해 조합원에게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낸 사례가 늘면서 조합 내부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1지구 사례의 ‘학습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성수1지구에서는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찰 지침이 특정 건설사에 유리하다”며 불참을 선언하면서 경쟁입찰이 무산됐다. 결국 조합은 재입찰로 방향을 틀었고, 조합 내부에서는 “특정 건설사와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조합장 해임을 추진하는 등 내홍이 격화됐다.
 

성수2지구 조합 역시 내부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조합원들은 “경쟁을 통한 투명한 절차가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지연에 따른 사업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성수2지구 조합 사무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경쟁을 해야 조합원에게 더 유리한 조건이 나온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28일 입찰 마감 이후 상황을 보고 향후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쟁입찰이 실제로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입찰 마감이 임박한 상황에서 새로운 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할 인센티브나 지침 완화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조합은 현재 입찰 조건 완화 여부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성수2지구는 입지와 규모 면에서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지만, 입찰 조건이 까다롭고 일정이 촉박해 실제 복수 참여가 쉽지 않다”며 “결국 재입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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