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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스마트폰 충전 전력으로 CO2 포집…'저전력 DAC' 기술 세계 최초 개발

선재관 기자 2025-08-25 08:07:49

'전기장판' 원리로 탄소 잡는다.

탄소중립 '게임 체인저' 기술 확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충전' 한번에 쏙

KAIST가 만든 역대급 탄소 청소기

(왼쪽부터)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MIT 화학공학과 T. Alan Hatton 교수, 이영훈 박사[사진=KAIST]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연구진이 스마트폰 충전기 수준의 초저전력만으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획기적인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이 미국 MIT와 공동 연구를 통해 전기를 흘려 스스로 뜨거워지는 전도성 섬유 기반의 전기 구동 직접공기포집(e-DAC)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기존 직접공기포집(DAC) 기술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100℃ 이상의 고온 증기가 필요해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저항 가열’ 방식으로 해결했다. 

전기장판처럼 섬유에 직접 전기를 흘려 열을 발생시키는 원리다. 스마트폰 충전 전압인 3V의 저전력만으로 80초 만에 섬유를 110℃까지 가열해 이산화탄소를 분리해낸다. 외부 열원 없이 필요한 부분만 정밀하게 가열해 에너지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숨 쉬는 전도성 코팅’ 기술이다. 연구팀은 은 나노와이어와 나노입자 복합체를 다공성 섬유 표면에 3마이크로미터(µm)의 얇은 두께로 코팅해 ‘3차원 연속 다공 구조’를 구현했다. 

이 구조는 전기는 매우 잘 통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분자가 섬유 내부까지 원활하게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해 효율적인 포집과 빠른 가열을 동시에 가능하게 했다. 연구팀은 실제 대기 환경에서 이 기술로 95% 이상의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는 데 성공하며 대규모 시스템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입증했다.

이번 성과는 5년간의 연구 끝에 얻은 결실로 연구팀은 이미 2022년 말 핵심 기술에 대한 국제 특허(PCT) 출원을 완료해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특히 이 기술은 전기만으로 구동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쉽게 연계할 수 있어 탄소중립 공정 전환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고동연 교수는 “직접공기포집(DAC)은 단순히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을 넘어 공기 자체를 정화하는 ‘음(陰)의 배출(negative emissions)’을 가능케 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전도성 파이버 기반 DAC 기술은 산업 현장은 물론 도심형 시스템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어 한국이 미래 DAC 기술의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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