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올해 한국의 의약품 기술 수출이 큰폭으로 늘며 ‘아시아 바이오 허브’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20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서 발표한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한국 의약품 라이선스 계약의 누적 가치는 약 76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대비 113% 증가했다. 특히 해외 대형 제약사와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 규모는 약 51억 달러 증가하며 전년 대비 180% 급증했다.
이 같은 성과의 동력은 주로 글로벌 빅파마와의 대규모 계약이다. 대표적으로 2월 일라이릴리는 한국 올릭스의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에 6억3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5월에는 알지노믹스와 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에 13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4월에는 GSK가 ABL바이오의 혈액-뇌 장벽(BBB) 셔틀 플랫폼을 28억 달러에 라이선스 아웃했다.
오펠리아 찬 글로벌데이터 수석 애널리스트는 “한때 제네릭 의약품 생산국으로만 인식되던 한국이 이제 정부 지원과 국제 투자 유입을 기반으로 혁신 신약과 첨단 의약품 기술의 글로벌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며 “한국은 서구와 아시아 시장을 잇는 전략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1월 국가바이오위원회를 출범시키며 2035년까지 바이오 글로벌 5대 강국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신약 및 첨단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며 정책 신호와 기업의 파이프라인 경쟁력이 맞물리며 ‘허브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의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한국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의약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 중이며 특정 중국 바이오기업을 겨냥한 생물보안법 추진으로 중국과의 기술 이전을 제한하려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에서 중국 외 국가로의 투자 다각화를 모색하면서 한국과 싱가포르 같은 국가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 역시 “중국의 성장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정책적 불확실성이 글로벌 제약사들로 하여금 아시아 지역 내 협력 파트너를 다변화하게 만들고 있다”며 “한국은 빠르게 성장하는 유망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주요 목적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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