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본업인 백화점 부문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는 시도들이 오히려 무분별한 확장과 인수로 리스크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기 성과보다 꾸준한 성장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인 만큼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미국 수제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의 매각을 포함해 경쟁력 제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에프지코리아는 한화갤러리아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최근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대상으로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갤러리아가 파이브가이즈 본사에 내는 수수료 부담과 본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매각방안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과 가격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실제 매각이 성사된다면 에프지코리아 지분 100%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파이브가이즈의 브랜드 경쟁력 제고를 두고 글로벌 본사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방향성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에프지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465억원에 영업이익 34억원과 순이익 20억원을 거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문제는 파이브가이즈 미국 본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로열티) 부담이다. 순매출의 9~1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외에도 인건비, 마케팅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면 순이익으로 남는 돈은 더욱 적다.
아쉬운 점은 김 부사장이 시작한 외식 사업들이 단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파이브가이즈는 국내 론칭 2년 만에 매물 시장에 나왔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자회사 한화푸드테크가 선보인 로봇 콘셉트 매장 ‘파스타엑스’는 1년 만에 폐업했다. 지난 5월 오픈한 로봇우동가게 ‘유동’은 한 달 만에 문을 닫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 부사장을 맡고 있다. 두 사업 모두 김 부사장이 주도한 신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올해 초 아워홈을 인수하며 글로벌 식품시장 진출에 힘을 쏟는 듯 했으나, 최근 5성급 리조트 ‘파라스파라 서울’ 인수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분별한 확장 행보가 우려되고 있다.
김 부사장이 파라스파라 서울을 눈독 들이는 이유는 대부분 지방 거점에 편중돼 있었던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포트폴리오를 보강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워홈 지분 58.62% 인수를 위해 8695억원을 지출하면서 부채비율이 급격히 상승해 재무부담이 큰 상황이다. 2023년 말 기준 175.2%였던 부채비율은 올 1분기 197.4%까지 치솟았다.
파라스파라 서울의 인수 금액은 최소 2000~4000억원이 거론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자체 현금 창출력은 약해 유상증자나 전략적 법인 인수를 통해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파라스파라 서울 인수에 대한 검토만 했을 뿐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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