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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69만 이탈 SKT의 '위약금 승부수', 족쇄 푸니 탈출 가속

선재관 기자 2025-07-08 08:36:02

위약금 면제 발표에 가입자 이탈 '재점화'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발표가 통신 시장에 다시 한번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유심 해킹 사태로 69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잃은 상황에서 번호이동의 마지막 족쇄였던 위약금마저 사라지자 추가 이탈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시장은 SKT의 이번 조치가 가입자 이탈을 가속하는 기폭제가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8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6월 SKT의 가입자 순감 규모는 17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4월 11만명, 5월 40만명을 넘어섰던 이탈 행렬이 다소 진정세에 접어든 수치다. 유영상 SKT 대표 역시 지난 4일 간담회에서 "해지 고객이 상당히 줄었다"며 사태가 안정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위약금 면제 조치가 발표된 다음 날인 5일, 하루 만에 1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SKT를 떠나면서 상황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문제는 이번 조치가 경쟁사의 가입자 유치전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KT와 LG유플러스 등은 SKT 이탈 고객을 흡수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가뜩이나 유심 해킹 사태로 신뢰에 타격을 입은 SKT로서는 위약금이라는 방어막까지 스스로 해제한 셈이다. 유진투자증권은 가입자 이탈과 보상 비용 등을 합쳐 SKT에 약 8000억원의 실적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추가 이탈 규모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위약금 면제 신청 기한이 오는 14일까지로 열흘에 불과하고 SKT 역시 8월 요금 50% 감면과 데이터 50GB 추가 제공 등 강력한 고객 붙잡기 대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짧은 면제 기간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리점 방문이 어려운 정보 소외 계층이나 휴가철 해외 체류 고객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7' 출시와 단통법 폐지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16년 갤럭시노트7 사태 당시 통신 3사가 3개월간 위약금을 면제해줬던 전례와 비교해도 이번 기간은 이례적으로 짧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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