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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의준 엑소게임즈 대표 "AI는 게임 체인저…'새로운 재미' 창조는 인간의 몫"

선재관 기자 2025-06-24 12:29:41

'10명이 100명을 이기는 시대'…AI는 도구일 뿐

게임의 미래는 창의성에 달렸다

염의준 엑소게임즈 대표[사진=선재관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인공지능(AI)이 게임 개발자를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감이 팽배한 가운데 30년 경력의 베테랑 개발자가 AI는 위협이 아닌 강력한 기회이며 결국 '새로운 재미'를 창조하는 인간 고유의 영역은 대체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AI를 활용해 10명이 100명의 생산성을 내는 시대가 왔지만 게임의 미래는 기술이 아닌 창의성에 달려있다는 메시지다.

염의준 엑소게임즈 대표는 24일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5'에서 'AI가 바꿀 게임의 미래, 게임이 바꿀 AI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과거 페이스북에서 5000만명을 열광시킨 '테트리스 프렌즈'를 개발한 그는 "30시간 걸려 개발한 것을 AI는 30분 만에 해냈다"는 개인적 경험을 공유하며 "AI는 나를 10배 이상 키워줄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고 단언했다.

그는 AI로 인한 생산성 폭증이 이미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생성형 AI 등장 이후 게임 출시량은 하루 1000개 이상으로 급증했으며 2025년에는 연간 2만 개 이상의 신작이 쏟아지는 '초과잉'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AI를 활용하는 스튜디오는 그렇지 않은 곳보다 생산성에서 최대 10배까지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며 AI를 활용하지 않는 개발자는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염 대표는 AI가 만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AI가 인간을 이기지 못하는 영역으로 직관(Intuition), 창의성(Innovation),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등 '3I'를 꼽았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턴을 예측하는 데는 능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이해나 미래를 개척하는 상상력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AI의 '환각 현상'이 기술이 발전해도 사라지지 않을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며 예외 상황 대처 능력과 합리성 부족을 AI의 명확한 한계로 제시했다.

결국 AI 시대의 핵심은 'AI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하는 능력'에 있다. 염 대표는 510년 내에 QA, 번역, 모델링 등 기술적 분야의 5070%가 AI로 대체될 수 있지만 이는 개발자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개발자가 3~5명분의 일을 하는 시대'가 온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인간 개발자는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염 대표의 답은 명확했다. 바로 '남들이 만들지 않는 새로운 재미'를 창조하는 것이다. 그는 "모든 사람이 만드는 재미는 흔해져 재미가 없어진다. AI가 학습된 자료로 기존의 게임을 만드는 것은 잘하지만 기존에 없던 형태의 재미를 만드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말미에 그는 게임 개발자들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게임에서 재미를 설계하는 것은 인문학과 기술을 결합한 문화 예술"이라며 "게임 개발자는 차세대 AI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창작자"라고 격려했다. 그의 메시지는 AI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두려워하기보다 AI를 강력한 도구 삼아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명쾌한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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