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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도전인가 무리수인가] ① 롯데칠성음료는 왜 빅썸바이오를 인수했나

김아령·김은서 기자 2025-05-09 22:17:51
헬스케어 산업은 매력적인 미래 먹거리지만, 그에 걸맞는 전략과 실행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기업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인수한 건기식(건강기능식품) 회사 빅썸바이오는 수년째 실적 부진에 빠져 있으며 사업 성과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기획은 신사업 진출이라는 명분 아래 방치된 전략 실패인지, 구조적 경영 판단의 오류인지 짚어본다. 또 당시 신동빈 회장의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 복귀는 이 불확실한 투자 행보에 어떤 의미를 더하고 있을지 들여다 본다.<편집자 주>

[이코노믹데일리] 롯데칠성음료는 앞서 롯데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헬스앤웰니스(health&wellness)’ 강화를 위한 첨병으로 나섰다. 생수, 음료, 주류 등에서 제로 슈거 제품을 강화하고 있던 롯데칠성음료는 빅썸바이오(빅썸) 인수로 건기식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빅썸은 롯데칠성음료 품에 안긴지 만 3년이 흐른 지금, 시너지는커녕 눈에 띄는 독립적인 성과도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성장통인가 투자 실패인가…시너지 ‘오리무중’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22년 9월 킥더허들이 보유하고 있는 빅썸 지분 52.9%를 약 95억원에 인수했다. 빅썸은 대웅제약과 한국인삼공사 정관장 출신의 박지예 대표가 2016년 설립했다. 건기식 연구개발(R&D), 유통·판매 등의 역량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왜 빅썸바이오를 인수했나 [사진=Chat GPT / 이코노믹데일리]
빅썸은 롯데칠성음료에 인수되기 전인 2020년 건기식 소분·판매 규제 특례 대상 사업자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금지됐던 개인별 맞춤형 건기식을 소분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한 시범사업이다. 당시 특례 대상 업체로 선정된 곳은 풀무원건강생활·아모레퍼시픽 등 7곳 뿐이었다.
 
이후 빅썸은 2021년 맞춤형 건기식 앱 플랫폼 ‘핏타민’을 론칭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핏타민은 비대면 온라인으로 약사와 1대1 개별 상담을 통해 개인별 최적화된 건기식을 제안하는 서비스로, 소분·배송 등이 일괄 지원돼 업계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빅썸이 롯데칠성음료에 인수되면서 핏타민의 운영 권한을 가져오지 못했다. 핏타민의 상표 저작권이 킥더허들로 등록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빅썸을 통해 건기식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자리를 잡기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당시 건기식 시장은 제약회사는 물론 유통기업도 우후죽순 뛰어들며 선두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이후 빅썸은 경상대·제주대와 ‘호흡기 건강에 대한 천연물 신소재’ 연구 및 기술이전을 진행했고, 전남대와는 ‘뼈 건강과 체지방 감소를 위한 기능성 소재’ 연구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나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또 2023년 내놓은 건기식 브랜드 ‘어바웃에이치’, 2024년엔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메디어리’ 역시 업계 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와 빅썸간의 시너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22년 10월 빅썸에 아토피 관련 건기식 소재 개발 용역을 맡겼다. 계약 만료 기간은 오는 10월 30일까지다. 아직까지 롯데칠성음료가 자체적으로 확보한 독점 원료는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롯데칠성음료와 빅썸이 어떤 전략으로 건기식 시장에서 살아남느냐다. 타사 제품 대비 차별점을 내세우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뒤쳐질 가능성이 높다. 롯데칠성음료는 작년 2월 발표한 ‘2023 4분기 경영실적 및 2024년 사업전략 방향’ 보고서 이후 빅썸과 관련한 추가 계획·성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빅썸바이오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단계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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