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근 조사에서 20대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34%)이 성인 중 가장 높게 나타난 가운데 그 원인 중 하나로 숏폼 콘텐츠가 지목된 것이다.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는 한국지식경영학회 학술지 '지식경영연구'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 '쇼츠'와 같은 숏폼 콘텐츠는 강한 중독성으로 이용자의 스마트폰 과의존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스마트폰 사용 비중이 생활에서 현저히 높아지고 조절 능력이 감소해 우울감이나 수면의 질 저하 등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논문은 특히 20대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는 이유로 자율성과 독립성이 강조되는 시기적 특성상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외부 통제가 거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연구를 수행한 이건우 교수는 숏폼 콘텐츠가 20대의 스마트폰 과의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된 한국미디어패널조사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숏폼 콘텐츠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청을 늘리고 늘어난 OTT 이용 시간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을 높인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검증하고자 숏폼 서비스가 본격 도입된 2021년을 전후하여 인스타그램을 주로 사용하는 20대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주당 OTT 이용 시간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숏폼 서비스 도입은 20대의 주당 OTT 이용 빈도를 약 1.7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인스타그램을 주로 이용하는 집단에서 더욱 명확하게 관찰됐다. 이 교수는 OTT 이용 빈도 증가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 증가와 관련이 깊다는 점을 들어 숏폼 콘텐츠의 확산이 20대의 전반적인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증가에 직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논문에서 "숏폼 콘텐츠 활성화가 스마트폰 과의존을 촉진하면 기업들은 더 많은 행동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되고 이는 다시 스마트폰 사용 시간 증가를 부추겨 악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의존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자제력 부족이나 기술 중독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구조의 결과로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일정 시간 시청 시 휴식을 권장하는 알림 기능 도입 등 플랫폼 운영자의 사회적 책임과 함께 20대 이용자 스스로 사용 시간을 제한하려는 자기 조절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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