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회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주재한 그룹기술전략회의에서 “그룹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의 절대적 우위에서 나온다”며 “초격차 기술로 난제를 극복하고 수익을 늘려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자”고 말했다.
시작은 체질 개선이었다. 지난해 12월 단행된 임원인사에서는 임원 수를 92명에서 62명으로 줄이고 1963년생 이전 인사들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는 세대교체가 단행됐다. 안전·환경 분야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내부 승진 확대, 여성 임원 등용도 강조되는 등 인사의 방향성을 뚜렷이 드러냈다.
구조조정도 함께 이뤄졌다. 지난해에만 중국 서비스센터, 파푸아뉴기니 중유발전법인 등 45개 자산 정리를 통해 6625억원을 확보했다. 올해는 61개 사업 정리를 통해 1조5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중국 합작 니켈법인의 청산과 장가항불수강 제철소 매각 검토, 우즈베키스탄 면방 사업 일부 매각도 추진되고 있다.
장 회장의 이 같은 전략은 ‘기술 경영’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핵심은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다. 철강업계는 글로벌 수요 둔화, 중국 저가 공세, 건설 경기 침체 등의 삼중고를 겪고 있지만 장 회장은 단기 성과보다는 초격차 제조 경쟁력 확보를 강조하며 신소재 개발과 생산 효율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8%, 38.4% 감소한 7조6880억원, 2조174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극저온용 고망간강은 장 회장의 대표적 뚝심 사례로 평가받는다. 연구원 출신인 장 회장은 사장 재임 시절부터 고망간강 개발을 밀어붙였고 최근에는 한화오션을 설득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이를 적용하도록 했다. 고망간강은 LNG 저장 및 연료탱크용으로 활용되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맞물려 포스코의 글로벌 진출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고망간강은 단순한 신소재가 아니라 한국 철강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전략적 자산”이라며 “장 회장의 일관된 추진력이 향후 2년간 포스코그룹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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