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갓 넘긴 LG유플러스의 홍범식 대표가 조직 문화 혁신을 향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홍 대표는 엔비디아 GTC 2025 참관 소감과 함께 LG유플러스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홍 대표는 과거의 '나를 따르라' 식 리더십으로는 더 이상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고 진단하며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목표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응집된 힘으로 최상위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CEO부터 권위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원 오브 뎀(one of them)', 즉 조직 구성원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제는 CEO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시대가 지났다"며 변화의 최전선에 CEO 자신이 설 것을 다짐했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가 출신인 홍 대표는 LG유플러스를 세상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젊은 기업'(Young Company)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GE의 전 회장 잭 웰치가 '세상 변화보다 기업 변화 속도가 늦으면 망하고 너무 빨라도 망한다'고 말했다"며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기업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LG유플러스는 50대의 '나이 든' 기업이지만 가장 '젊은 50대' 기업으로 변모하여 30대 젊은 세대가 가장 일하고 싶어 하고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싶어 하는 혁신적인 기업 문화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참관한 엔비디아 GTC 2025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홍 대표는 "2000달러가 넘는 참가비를 내고 엔비디아의 제품 광고를 보고 나온 듯한 느낌이었다"고 솔직하게 평가하면서도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내고 엔비디아의 제품 로드맵 발표를 듣기 위해 몰려드는 것을 보며 엔비디아의 압도적인 영향력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기조연설에서 삼성 등 일부 한국 기업만이 언급되고 대부분의 협력업체가 미국, 대만, 일본 기업인 점을 지적하며 "글로벌 AI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리스트에 한국 기업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보며 한국 기업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고 털어놓았다.
홍 대표는 이번 실리콘밸리 방문을 계기로 LG유플러스의 AI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 '익시(ixi-O)'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구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모델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구글이 익시에 다시 한번 큰 관심을 보였고 글로벌 고객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며 글로벌 시장 출시 시점을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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