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쇄신 조직 유지 결정은 겉으로는 김범수 창업자가 주도했던 개혁의 ‘불씨’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경영쇄신위원회는 종료되지만 후속 조직을 통해 기존 쇄신 과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카카오의 의지는 분명히 읽힌다. 특히 ‘쇄신 DNA’를 그룹 내에 이식하겠다는 표현은 단순한 조직 유지를 넘어 카카오 전반의 체질 개선을 지향하는 카카오 경영진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카카오의 고민도 엿보인다. 김범수라는 ‘구심점’이 사라진 상황에서 과연 새로운 조직이 경영쇄신위원회만큼의 개혁 동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조직이 ‘보여주기’식으로 운영되거나 관료화되어 실질적인 개혁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결국 카카오가 ‘쇄신 DNA’를 제대로 이식하고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조직의 ‘실효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 카카오 쇄신, ‘진짜’ 개혁으로 이어질까…‘준법위’ 존속·사업 재편 지속
카카오가 경영쇄신위원회 종료 이후에도 ‘준법과 신뢰위원회’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비핵심 사업 정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점은 ‘시스템’ 개혁에는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준법위’ 존속은 외부 감독 체제를 강화하여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비핵심 사업 정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김범수 창업자 부재 속 카카오의 쇄신 노력이 ‘진짜’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카카오가 새로운 쇄신 조직을 통해 ‘쇄신 DNA’를 이식하고 ‘시스템’ 개혁과 ‘조직 문화’ 변화를 균형 있게 추진해 나갈 수 있을지가 향후 카카오 쇄신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결국 카카오 쇄신이 ‘보여주기’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카카오 내부의 끊임없는 노력과 함께 외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검증이 필요하다. 카카오가 이번 쇄신 조직 유지를 계기로 ‘미묘한 딜레마’를 극복하고 ‘진짜’ 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지 앞으로 카카오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편 카카오 노조 ‘크루 유니언’은 '다음' 콘텐츠 CIC 분사 및 매각 추진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17일 성명을 내고 사측이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분사를 통보했으며 분사 후 고용 안정 및 처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노조는 다음 서비스 관련 인력 및 유관 업무 담당자 등 최소 800명에서 최대 1000명의 고용 불안을 우려하며 분사 및 매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노조는 2025년 임금 교섭이 사측의 비협조로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하며 경영진이 희망퇴직, 권고사직 등 구조조정을 반복하면서 근본적인 쇄신 없이 분사, 매각 등 ‘손쉬운 구조조정’ 방식으로 위기를 해결하려 한다고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무책임한 분사와 매각은 크루들의 고용 불안을 심화시키고 노동 환경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크루들의 권리를 위해 모든 역량을 모아 대응할 것”라며 오는 19일 카카오 판교아지트 정문에서 기사회견을 예고했다.
카카오 쇄신이 ‘진짜’ 개혁으로 이어질지 ‘보여주기’에 그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쇄신 조직의 실효성 입증, 시스템 개혁과 조직 문화 변화의 균형, 노조와의 갈등 해결 등 카카오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카카오가 ‘미묘한 딜레마’를 극복하고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