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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제철, 미국 제철소 건설 추진…성장 기회와 리스크 공존

임효진 기자 2025-01-09 08:05:06

현대차그룹 글로벌 전략과 맞물린 제철소 건설

글로벌 전기차 시장 맞춰 차강판 공급 확대 전망

국내 제철소 축소 우려…한국 경제 불확실성 높여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제철이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전략에 발맞춰 미국에 제철소를 건설하며 철강 산업 기지 확장에 나선다. 해당 제철소는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공장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리스크가 큰 투자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8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며 “무역 장벽을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지역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미국의 텍사스·조지아·루이지애나 주 등과 투자 조건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 부지를 확정하고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은 미국 내 자동차 생산 생태계를 강화하고자 하는 현대차그룹의 전략과 맞물려 있다.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공장은 현대제철이 생산한 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음으로써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대비하는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용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과 관련된 강판은 경량화와 고강도를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는 기술력을 현지에서 구현할 수 있다면 현대제철은 전기차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제철의 자동차강판 글로벌 판매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16%, 2022년 17%, 2023년 18%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이 현대제철의 품질을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제철소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도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대제철이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 수익 창출을 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초기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생산 공정 전문 에지니어는 미국 제철소에서 근무를 이어갈 수 있는 반면 생산직은 미국 현지로 넘어가면서 국내 생산직 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다.

익명을 요청한 철강 전문가는 “현대차그룹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높임으로써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늘리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향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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