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온누리상품권 시스템 통합 운영 사업의 이관이 지연되면서 다가오는 설 명절 대목을 앞둔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석창규 웹캐시그룹 회장은 한국조폐공사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며 사업 포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석 회장은 3일 서울 영등포구 웹캐시그룹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폐공사가 통합 온누리상품권 시스템을 당초 1월 1일에서 3월 1일로 연기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1월 15일부터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의 기업 구매와 선물하기 기능이 중단되고 2월 15일부터는 데이터 이관을 위한 시스템 중단(프리징) 기간에 돌입해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도 불가능해진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석 회장은 “어젯밤(2일) 10시 조폐공사로부터 1월 15일부터 선물하기와 기업 구매가 중단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설 명절 기간 소상공인 불편함과 실망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비즈플레이 측에 따르면 설이나 추석 명절을 앞두고 온누리상품권 모바일 거래액은 평소보다 30~4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 회장은 조폐공사의 3월 1일 정상 오픈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그 이유로 △정상 오픈을 위한 필수 고지 기한 초과 △대용량 데이터 이관 준비 및 방법 부재 △결제·정산·환불 등 핵심 시스템 구축 미비 △8만3000 개 기업 구매 이관 데이터 업무 누락 등 네 가지를 지적했다.
특히 조폐공사가 이관 스펙이 아닌 플랫폼 설계도(ERD)를 요청한 점을 언급하며 “조폐공사가 이관 업무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 업무는 하도급이 불가능함에도 조폐공사가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석 회장은 “조폐공사가 민간 기업이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기한을 초과했다면 당연히 패널티를 받아야 하고 3월 1일 오픈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중단해야 하는데 조폐공사가 어떤 거대한 힘을 가졌기에 이렇게 멋대로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기존 온누리상품권은 종이, 카드, 모바일 세 가지 형태로 운영되었으며 이 중 모바일 운영은 웹캐시의 자회사인 비즈플레이가 담당해왔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은 올해부터 세 유형을 통합하는 시스템 구축을 결정하고 지난해 8월 조폐공사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조폐공사의 시스템 구축 지연으로 인해 서비스 공백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석 회장은 “조폐공사의 준비 미흡으로 전 국민에게 환불을 시켜서 200만 고객과 소상공인이 엄청난 고통을 받게 하면서까지 억지로 운영하겠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공공기관에서 해선 안 될 나쁜 생각이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며 조폐공사의 사업 포기와 재입찰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만약 재입찰이 진행될 경우 비즈플레이도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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