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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통신

[기획·한중교류] 아름다운 선율로 양국을 잇다...中 악기회사에서 만난 韓 청년

杨欣,李惊亚,郭可树 2024-12-27 11:00:05

(중국 구이양=신화통신) 한국 청년 김정훈 씨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열자 중국 구이저우(貴州)와 관련된 콘텐츠가 첫눈에 들어왔다. "구이저우에서의 첫 겨울" "정안(正安)현 경기장에서 관람한 농구 시합" 등 여러 게시글은 그의 구이저우 생활을 엿볼 수 있다.

한국 청년 김정훈 씨가 회사의 제품을 조율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경기도 출신인 김정훈(24) 씨는 구이저우싼쉬안(三絃)악기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비친 이미지에 비해 실제론 수줍고 내성적인 그는 자신의 '한·중 이야기'를 꺼내자 다소 긴장이 풀어진 모습이었다.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부모님을 따라 중국 산둥(山東)에서 살았어요. 구이저우에 온 지 반 년밖에 안 됐는데 아직 이곳이 신기합니다."

김씨의 부모는 싼쉬안악기회사의 관리자로 일하고 있다. 이 업체는 주로 기타, 바이올린, 베이스 등 악기의 줄과 부품을 생산한다. 한국과 중국 칭다오(青島), 웨이팡(濰坊) 등지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올해 구이저우성 정안현에 진출해 고객 확대와 신규 생산라인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김씨는 입사 후 해외사업 확장과 온라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초창기, 모든 게 새로운 구이저우 생활에 어색했다. 어려서부터 칭다오에서 자랐지만 교통이 편리해 익숙한 동네에서만 생활했고 중국 현지 사회와 문화는 잘 알지 못했다. 중국 표준어와 칭다오 방언을 구사하던 김씨는 곧장 구이저우 방언의 '도전'에 부딪혔다. "여기 와서 일을 시작하고 나서야 제가 중국 문화를 잘 몰랐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의 말이다.

김정훈 씨가 한 식당에서 현지 음식을 맛보고 있다. (취재원 제공)

낯선 환경에서도 외로움은 극복해야 할 관문이다. 산둥에는 한국인 친구가 많지만 구이저우에는 한국인이 많지 않다. 산 속 작은 마을의 생활도 조용하다. 일과 후, 그는 종종 주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거나 회사 계정으로 라이브 방송에서 기타를 연주하곤 한다.

김씨에 따르면 기타는 한국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많아 초등학교에서도 기타 수업을 개설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타국에서 기타 관련 일을 하고 있지만 매우 친근함을 느낀다고 했다. 정안현에 모여 있는 기타 업체와 탄탄한 기타 문화는 그에게 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

"정안현의 기타 시장은 규모가 크고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이 많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부터 전망이 밝다는 건 알고 있었죠." 김씨의 말이다. 그는 현지의 각종 악기 업체와 협업을 진행하고, 샘플을 테스트하며 신제품을 개발한다. 또한 온라인 크로스보더 업무도 담당해 정안현에서 만든 악기 줄을 전 세계로 보내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정안현에 자리를 잡은 이유에 대해 후훙즈(鬍鴻志) 구이저우싼쉬안악기회사 사장은 동종 업계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곳 기타 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정안현의 기타 문화산업 단지는 국가급 문화산업 시범단지로 규모화 기업이 많고 국제적 평판이 좋다"면서 "기타 산업을 매우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장에서 기타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김정훈 씨. (사진/신화통신)

오늘날 정안현은 전 세계에서 가장 집적도가 높고 생산 및 판매 규모가 가장 큰 기타 생산기지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이곳에 자리한 기타 생산 및 관련 기업의 수는 130개가 넘고 최근 5년간 연평균 225만여 개의 기타를 생산했다. 제품은 전 세계 40여 개 국가와 지역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독일·미국 등 글로벌 브랜드와 긴밀히 협력해 기타 줄을 타고 세계와 대화하는 악장을 연주한다.

"정안현에 집을 사고 장기적으로 이곳에서 발전해 나갈 생각입니다." 김씨는 현악기 하나를 만지작거리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한국에서 수입한 원자재로 정안현에서 만든 악기 줄은 김정훈 씨 같은 재중 한국 청년을 통해 중·한 교류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악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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