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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탄핵정국에 빨간불 켜진 尹-밸류업

김광미 기자 2024-12-12 06:00:00

밸류업지수 일주일간 2.84%↓…코스피 낙폭보다 커

무산 우려 속에 금융당국·지주 밸류업 의지 강조

낮아진 밸류업 기대감에 외국인·개인 매도 지속

"밸류업 불확실성 커져…큰 변동성은 없을 듯"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한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종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정부가 올 초부터 코리아디 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위기를 맞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밸류업 정책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밸류업지수는 윤 대통령의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일주일간 2.8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30%, 코스닥 지수는 2.15% 떨어졌다. 

밸류업지수는 지난 3일(종가 기준) 985.25를 기록했으나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겪었다. 지수는 지난 9일 930.91까지 내려가며 도입된(9월 30일)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추진되면서 정부가 중점으로 추진했던 과제도 무산되거나 표류할 위기에 놓였다. 지속성 우려가 불거지자 금융당국과 금융지주는 적극 나서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이행 의지를 표명하며 불안을 잠재우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우리 시간으로 지난 6일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탄핵이나 정권 교체, 정치적 불안정 상황과는 상관없이 '밸류업 프로그램'은 지속될 것"이라며 "정치적 성향과는 관계없이 모두가 밸류업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지난 9일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 회장과 만난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조치 등 이미 발표한 정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지주는 이날부터 해외투자자에게 주주서한을 보내 밸류업 계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고 있다. 현재 밸류업 펀드는 300억원이 이미 투입됐고, 주중 700억원, 다음주 300억원 등 순차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이달 3주차부터는 3000억원 규모의 2차 펀드도 추가로 조성된다. 

그러나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국내 증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될 때까지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혀 정국 불안이 고조된 상태여서 투자 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다.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도 식으면서 투매로 이어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개인은 1조7188억원, 외국인은 8737억원 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4일부터 이틀간 매도 행렬을 보이다가 진정되고 있지만 개인은 6일부터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는 밸류업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계획 자체가 무산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중에 발표된 주주환원 정책을 원안대로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는 충분히 합리적이지만 기업 공시의 책임, 증시의 국제 신뢰도 등을 고려할 때 모든 것이 백지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비현실적"이라고 단언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올해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로 적극 추진돼 오던 밸류업 정책의 추진 동력과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정국 불안으로 인한 밸류업 추진 관련 법안의 처리가 늦어지는 정도의 리스크는 있겠으나, 큰 틀에서의 밸류업 정책 방향이 크게 바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은 축소됐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새로운 리더십 선출 국면으로 전환 시, 상법 개정안에 따른 기업 지배구조 개편 즉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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