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난닝=신화통신) 광시(廣西)좡족자치구 핑궈(平果)시 궈징(國晶)경기장. 종료 휘슬이 울리자 힘찬 박수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홍콩 징좡(精裝)스타축구팀과 핑궈 하랴오(哈嘹)축구연합팀의 친선 경기가 열린 지난 16일 저녁, '더블 갑(甲) 도시'의 축구 열정이 다시 한번 뜨겁게 불타올랐다.
핑궈시는 2021년 광시 핑궈 하랴오(哈嘹) FC와 광시 핑궈 베이눙(唄儂) FC를 차례로 창단했다. 같은 해 핑궈 하랴오 남자 축구팀과 베이눙 여자 축구팀 모두 중국 프로축구 갑급 리그(甲級聯賽·2부 리그)로 승격하며 핑궈시는 '더블 갑 도시'로 불리게 됐다.
지난해 핑궈시는 갑급 리그에서 하랴오팀의 홈경기를 15회 치렀다. 경기당 1만5천 명이 넘는 관중을 동원하며 해당 시즌 갑급 리그에서 가장 높은 관중 동원 기록을 세웠다. 이제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핑궈시로 향하는 지역 주민이 늘고 있다.
"더 많은 축구 팬들의 관람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023시즌 종료 후 경기장을 개조하고 업그레이드했습니다."
궈자(郭嘉) 핑궈시장은 개조 후 경기장 수용 인원이 2만 명에서 3만 명으로 증가했다며 조명 시스템 등 부대시설도 업그레이드됐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핑궈시는 축구 팬과 관광객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하기 위해 2024시즌 기간 경기마다 독특하고 다양한 민속 공연과 무형문화유산 행사를 선보였다.
경기장 안이 선수들의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면 경기장 밖 야시장에서는 왁자지껄 떠드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축구 팬의 열정을 몸소 체감한 야시장 상인 웨이리하오(韋立豪)는 최근 점포를 하나 더 임대해 사업 규모를 확장할지 고민이다.
그는 "경기를 보고 나온 사람들이 일행은 물론 경기장에서 알게 된 팬들과 함께 꼬치를 먹으러 오는 일이 다반사"라며 "장사가 더 잘될 것 같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핑궈시의 뜨거운 축구 열기에 힘입어 경기장에서 멀지 않은 한 호텔의 숙박률도 최근 2년 동안 눈에 띄게 증가했다. 자오빈(趙斌) 호텔 책임자는 "과거 1박에 그쳤던 투숙객의 숙박 기간이 점차 늘고 있다"며 "축구 관람 외에도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이 생기면서 손님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작은 도시는 문화·스포츠·관광을 융합한 새로운 시도로 점점 더 많은 국내외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6일 저녁 열린 경기에서도 중국에서 가장 작은 말 품종 중 하나인 더바오(德保) 조랑말이 경기장에 등장해 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렇게 귀여운 조랑말은 처음 봤기 때문에 '조랑말의 고장'을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칭다오(青島) 훙스(紅獅)의 한 축구 팬은 핑궈에서 경기를 관람하다 보게 된 더바오 조랑말에 반해 경기가 끝난 후 가족과 함께 더바오현을 직접 찾아 품종에 대해 알아보고 '인증샷'도 남겼다고 전했다.
한편 현지 정부는 축구 열풍에 올라타고 축구 팬과 관광객이 문화∙스포츠∙관광이 융합된 새로운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온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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