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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보험사들 '채권 발행' 역대급…이자 부담 가중

지다혜 기자 2024-11-11 18:04:40

채권으로 자본 확보 나섰지만…사실상 빚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위주로"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 금리 인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보험업계의 건전성 악화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올해 들어 발행한 채권 규모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자 비용 부담까지 확대되고 있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이달 5일까지 보험사가 발행한 자본성증권 규모는 5조4800억원(신종자본증권 1조4300억원, 후순위채 4조500억원)으로 지난해 총액(3조154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현대해상이 지난 4일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고, 롯데손해보험과 교보생명이 각각 2000억원의 후순위채, 6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보험사들의 채권 발행이 늘어난 데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보험사 자본도 감소하고 있어서다. 특히 금리 인하기엔 부채가 늘어나 자본 감소 속도가 빠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도입된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에 따라 부채와 자산을 시가로 평가받는데,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부채 할인율이 떨어져 자산도 줄어든다.

보험부채 할인율은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이자율을 말한다.

보험사의 지급 여력을 나타내는 킥스 비율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기준 보험사 킥스 비율이 201.5%로 전 분기보다 5.1%p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생명보험사는 191.7%, 손해보험사는 215.6%로 각각 8.3%p, 0.5%p 악화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인데, 보험사들은 금리 변동 등 위험성에 대비해 200% 이상을 맞추려 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건전성 제고를 위해 채권 발행을 늘려 자본을 확보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자본성증권은 만기가 길고 차환 조건으로 발행돼 보험업법상 일부 자본으로 인정되나 사실상 부채와 같다. 특히 중·소형사는 대형사보다 낮은 신용등급으로 발행금리가 높아 부담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이날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리 하락기 새 회계제도(IFRS17) 안정화 및 리스크 관리' 간담회를 열고 자본확충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금리 변동기마다 보험업권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는 현상이 여러 차례 반복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리스크 관리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듀레이션(투자금 회수 기간)을 적절히 매칭한 보험사는 금리 하락 시에도 킥스 비율 영향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개선됐다"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건전성 제고 등 내실 위주의 경영계획을 수립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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