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사장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 배경부터 설명했다.
그는 "지난 3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무산된 후 (고려아연 경영진이) 영풍 죽이기에 나서며 서린상사를 가져가고 황산취급대행계약을 거절하는 과정에서 공개매수를 결정했다"며 "영풍은 MBK와 함께 고려아연 경영 정상화에 나서고자 한다"고 고려아연 경영진 책임을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 응답시간엔 추가 공개매수 가격 인상 가능성, 공개매수가 실패할 경우 어떤 대응책을 마련했는지 등 기자들의 질문에 입장을 전달했다. MBK는 26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9만원 올린 바 있다.
강 사장은 "현재 추가 공개매수 가격 인상 계획은 없으며, 있다고 하더라도 MBK의 자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며 "공개매수가 실패할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있어 미리 준비해 둔 것도 없다"고 답했다.
지난 25일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영풍이 유해 중금속 처리를 고려아연에 떠넘기며 갈등이 시작됐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입장도 전했다. 강 사장은 "2019~2020년 일종의 저품위 아연광이 70만t 쯤 쌓여 있었는데, 영풍의 재처리 설비 효율성이 낮아 고려아연 측에 부탁했던 적이 있다"며 "당시 고려아연이 거절하며 없던 일로 마무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부회장이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하면 주요 기술자들이 모두 퇴사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에 "저라면 MBK가 아니라 (북한) 김정은이 오더라도 힘을 합쳐 고려아연을 지키겠다고 할 것"이라며 "핵심 기술자들이 다 떠난다면 그렇게 비난했던 중국으로 간다는 소리냐"고 반문했다.
이어 고려아연 측에서 '백기사'를 확보할 가능성에 대해 강 사장은 "저희는 주식에 경영권을 붙여 팔 수 있지만 고려아연은 경영권을 줄 수 없다"며 "지금같이 주식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비싼 가격에 사줄 사람이 누가 있겠나, 고려아연 백기사에 대한 풍문은 시장을 떠돌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건 없다"고 꼬집었다.
고려아연이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신청해 해외 매각을 막으려는 시도를 두고는 "우리가 언제 해외에 매각하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그저 군불을 때는 것으로 본다"며 "납득이 안가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영풍이 여론전을 펼치는 가운데 고려아연도 반격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미국 에너지 안보 연구기관(싱크탱크) SAFE가 지난 20일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내용을 공유했다. SAFE는 SNS에서 "MBK는 중국의 지원을 받는 사모펀드이며 세계 최대 제련 기업이자 배터리 필수 소재를 생산하는 고려아연에 대해 적대적 인수 시도를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려아연 백기사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27일까지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버스로버츠(KKR)와 접촉했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고려아연 측에선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랴는 입장만 고수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