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맛집으로 입길에 오른 데다, 점심시간까지 겹쳐 식당 앞에는 곰탕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대기줄이 만들어진 상태였다.
한낮 뙤약볕 아래 '대기 순번 7번'으로 차례를 기다릴 뻔 했지만, 그럴 필요 없었다. 뒤늦게 도착했어도 기다림 없이 마치 '왕'처럼 바로 입장했다.
비결은 출발 전 자동차 운전자들에겐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알려진 티맵(T맵)이었다. 티맵은 목적지까지 길만 알려준 게 아니라 식당 예약 플랫폼인 캐치테이블을 이용해 미리 예약 대기를 신청해 기다리지 않고 입장할 수 있게 해 줬다.
티맵이 단순 길 안내를 넘어 식당 예약부터 주차구역 안내, 티맵 인기 장소 추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3일 티맵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음식점 예약과 예약 대기를 할 수 있는 캐치테이블과 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티맵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식당을 예약하고 방문하는 체험을 직접 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해당 서비스는 사용자의 편리성을 높이면서 자동차 내비게이션이라는 티맵의 편견을 깼다.
5년 전 운전면허를 따고도 운전을 해 본 적 없는 '장롱 면허'의 한계를 티맵이 극복할 수 있을까 의심하며 따릉이를 빌린 뒤 티맵 앱을 열었다.
전화번호와 예약자 이름만 넣어도 손쉽게 음식점을 예약할 수 있었다. 다만 모바일 예약대기의 조건은 있었다. 앞에 두 팀 이상 있을 때부터 예약대기가 가능했다.
따릉이로 체험에 나서는 데 자신감을 갖게 된 건 닷새 전인 지난달 29일 택시를 이용하며 티맵으로 서울 중구의 유명 파스타 집을 예약한 경험이 있어서다.
차량 운전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차량용 내비게이션 앱의 정체성을 간간이 경험하게 하면서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했다. 앱은 차량을 기준으로 속도를 안내해 주다 보니, 따릉이를 탔을 때는 시속 15~20㎞가 찍혔다. 자전거에서 내려 도보로 이동할 때는 3~5㎞ 정도의 속도가 나왔다.
티맵 만의 강점이 발휘된 건 식당에 도착했을 때다. 차량을 갖고 식당을 방문한 운전자를 위해 매장 주변 주차 상황과 발렛 정보를 제공했다.
음식점을 방문한 뒤엔 '주행 인증 장소 리뷰' 서비스로 맛집 인증도 할 수 있었다.
아쉬운 게 있다면 캐치테이블 서비스를 이용하는 음식점만 티맵으로 예약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내비게이션 앱이라 생각한 티맵은 이용해 보니 '검색 포털'에 가까웠다.
티맵 모빌리티 관계자는 "기존 모빌리티 플랫폼에서 라이프 영역 쪽을 강화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그동안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운전 전후로도 티맵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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