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과 로보틱스는 29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두 회사 간 포괄적 주식 교환 및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두 회사는 “사업구조 개편 방향이 긍정적으로 예상되더라도 주주들과 시장의 지지를 얻지 못해 추진되기 어렵다”며 “시장과 소통, 제도 개선 내용에 따라 사업구조 개편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든 뒤 두 회사를 합병하고 밥캣을 상장 폐지하려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흡수합병 방식 대신 두산은 현재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밥캣을 로보틱스 자회사로 이동하는 내용의 개편은 계속 진행한다. 두산밥캣 지분을 떼어 두산에너빌리티 신설법인을 만든 뒤 이를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합병 철회는 지난달 11일 두산그룹이 합병 계획을 발표한 지 한 달 반 만이다. 두산이 추진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주식 교환 비율은 1대0.63이었는데, 적자 기업인 로보틱스에 비해 안정적인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며 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선 데 따른 조치다.
금융감독원도 지난달 24일 두산로보틱스가 합병안을 담아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정정할 것을 요구하면서 투자업계에서는 두산그룹 합병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예측이 이미 나오고 있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증권신고서에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 제한 없이 정정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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