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수업 종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서울시가 5년 주기로 국토부에 제출하는 '제 2차 택시운송사업 발전 시행 계획'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을 검토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지난달 10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국 70세 이상 개인택시 기사는 3만7000여명으로 지난 2019년 2만5906명에서 4년 새 46.2% 늘어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행 계획을 설계하기 위해 연구 용역을 맡겼고 그 중 한 업체가 75세 이상 운전자가 앞으로 번호판을 살 수 없게 하자는 권고안을 제출했다"며 "현재 실행 여부가 결정된 건 아니다"라고 13일 전했다.
국토부는 이미 지난달 4일 65세 이상 버스·택시·화물기사 운전 적격여부 검사(자격유지 검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적격여부 검사는 사업용 차량의 고령 운전자가 늘자 도입한 제도다. 하지만 지난해 98%가량의 높은 합격률을 기록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에 운수업계 고령 종사자들은 실직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출근길에 만난 70대 택시 운전자 조모씨는 "아직 정정하긴 하지만 사회적 인식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할 수 있다'는 주장만 하기는 어려운 세상이 됐다"며 "용돈벌이 생각하며 무리하게 영업은 하지 않고 있는데, 아무래도 자의가 아닌 나이 때문에 그만두게 된다면 마음이 좋지는 않을 듯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60대 중반의 개인택시 운전자도 "평생 택시 운전만 하며 살아왔는데 갑자기 못 하게 하면 뭘 먹고 사냐"며 "국민연금도 조금 나와 택시업을 그만두면 생계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반면 택시 이용자들의 생각은 반대였다. 지난해 7월 리서치 전문 기업 리얼서치코리아가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10명 중 6명이 ‘운전에 문제가 없더라도 일정 연령 이상이면 제한해야 한다’(63.9%)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정 연령 이상이더라도 운전에 문제가 없다면 괜찮다’는 응답은 32%, ‘잘 모르겠다’는 4.1%였다.
고준호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는 "고령이 될수록 반응 속도도 느려지고 하니 안전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정책의 방향성은 좋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운수업 종사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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