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블랙웰 GB200 출시가 당초 예정보다 최소 3개월 늦춰진다고 보도했다. 생산 과정에서 뒤늦게 결함이 발견되면서 출시 일정이 미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GB200 공개 당시 "블랙웰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칩"이라며 "컴퓨팅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 말부터 블랙웰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 예고했다.
하지만 블랙웰 출시 시점이 늦춰지면서 공급망에 묶인 기업들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HBM을 제조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은 직격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설계 결함으로 국내 기업들의 HBM3E 납품 일정이 다소 미뤄질 수 있어서다. GB200에는 고성능 메모리인 HBM3E가 탑재된다.
당장 업계에선 블랙웰 출시가 내년으로 밀릴 경우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부터 HBM3E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블랙웰 출시를 앞두고 주문량이 밀려든 탓에 SK하이닉스는 공격적으로 HBM3E 8단 물량을 늘렸다. 올 4분기에는 HBM3E 12단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엔비디아의 주문을 받아 칩을 제조하는 대만 TSMC도 생산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기 위한 시간을 벌어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HBM3E에 대한 엔비디아 성능 검증인 퀄테스트 통과를 앞두고 있다. 테스트가 통과되면 3분기 HBM3E 8단, 4분기 HBM3E 12단 양산을 계획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 납품이 지연되되는 게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지만, 삼성전자로선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 전 충분히 자체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을 번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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