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산업

中 '저가 공세'에 한국 산업계 '초비상'…국산 선박에도 '중국산' 부품

임효진 기자 2024-06-26 16:42:09

중국 수출 품목 중 조선·철강 글로벌 점유율 급등

국내 시장에 중국산 선박 구조물·부품 2.7배 증가

국내 제조사들 "중국산 값도 싸고 품질도 좋다"

중국 톈진공장서 만들어지는 에어버스 A320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중국의 초저가 밀어내기 수출이 본격화 되면서 한국의 글로벌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 시장을 침투하며 국내 주요 산업도 위협 받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중국산 제품이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갖추면서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 24일 발간한 보고서 '중국의 거센 저가 공세에 한국 산업계 초비상'에서 이 같이 밝히며 "최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수출이 본격화된 가운데 중국의 수출 점유율은 대폭 상승한 반면 한국의 수출 점유율은 정체되거나 둔화됐다"고 전했다.

한국과 중국은 상위 15개 수출 품목 중 10개 품목이 중복되는데, 중국이 수출하는 품목들의 글로벌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그 중에서도 철강의 글로벌 점유율은 2021년과 지난 3월을 비교했을 때 4.4%에서  31.7%로 급증했다. 조선의 경우도 2021년 26.6%에서 지난 3월 46.6%로 중국의 글로벌 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국의 저가 제품은 한국 내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철강뿐 아니라 선박 구조물·부품, 항공기 부품 등의 중국산 저가 제품 수입 물량이 크게 늘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4월 대(對)중국 수입 증가율이 선박 구조물·부품 269%, 항공기 부품 157%, 철강 33%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기업들이 원가 절감에 나선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산 제품 가격은 국산 대비 50~60%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국내 완성품 제조사들이 일부 범용 제품 외에는 중국산 소재·부품 사용을 꺼렸으나 최근 중국산 품질이 향상되면서 이를 찾는 국내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소재·부품사의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중국은 최근 첨단 기술 영역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독일의 중국 연구기관 메릭스는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보고서에서 제조업 의존도가 높고 첨단 산업 비중이 높은 한국과 독일이 중국 굴기에 가장 큰 타격 입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안혜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은 출혈 경쟁보단 중국과 '공생' 가능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국내 공급망에 중국산 포함해 원가 절감과 자원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차세대 신기술 확보를 통해 중국과 기술 격차 벌릴 필요 있다"고 제언했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