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업계 전문가로 알려진 궈밍치 대만 TF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 S25 시리즈에 퀄컴 칩셋만 탑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엑시노스 2500의 수율이 예상보다 낮아지며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엑시노스 2500은 삼성전자가 현재 3나노(㎚·1㎚는 10억분의 1m) 공정에서 개발 중인 차세대 모바일 AP로, 올해 1분기까지 수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은 생산된 칩셋 중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수율이 낮으면 수익성 악화는 물론 납기일에 맞춰 고객사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어려워진다.
이미 엑시노스를 둘러싼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AP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6% 수준이다. 미디어텍(40%), 퀄컴(23%), 애플(17%), UNISOC(9%)의 뒤를 이은 5위다.
다만 삼성전자가 엑시노스를 전면 배제하진 않을 것이라는 일부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의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 입장에서 엑시노스를 탑재해 점유율을 높이려고 할 것"이라며 "갤럭시 S25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엑시노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면 갤럭시 S25의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는 제조 원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퀄컴 칩셋은 엑시노스에 비해 가격이 높아 전체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에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올해 1월 출시된 갤럭시 S24 시리즈의 '내수 역차별'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갤럭시 S24 시리즈 중 프리미엄 모델인 울트라를 제외한 내수용 모델에는 엑시노스가 탑재됐으나 미국과 중국 등 수출용 모델에는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3세대가 탑재되면서 한국 시장의 역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은 동일한 가격을 지불하면서도 성능이 낮은 엑시노스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엑시노스의 수율은 정확히 밝힐 수 없다. 하지만 수율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말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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